일상 속 생각 조각집
가을이 왔다.
가을이 왔다는 걸 이제는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아침저녁으로 13, 14도로 꽤나 춥게 느껴지고 낮엔 20도 정도의 따뜻한 기온이다.
햇살은 포근하지만 때론 강렬해서 가을볕에 벼가 익는다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라는 걸 체감한다.
그리고 느껴지는 건 가을의 냄새이다.
나는 유독 계절의 변화를 냄새로 감지하는 사람이다.
여름의 냄새는 초록빛의 풀내음과 기나긴 장마의 영향으로 축축한 흙의 냄새가 이따금 나기도 했다.
가을은 시원하면서 포근한 낙엽 냄새가 코 끝을 간지럽힌다.
그런 가을 냄새를 느끼며 시원한 바람과 새소리를 들으며 벤치에 앉아 좋아하는 책을 읽는 게 요즘 내 일상 속 행복 중 하나이다.
더 추워지면 못하겠지라고 생각하며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게 더 소중하고 좋다.
점점 붉어지는 낙엽처럼 어느덧 올해도 100일이 채 남지 않았다.
겨울이 오기 전, 잠시 머물러 가는 가을의 이 시기를 감상하고 누려야겠다.
내 컴퓨터 바탕화면은 파리의 베르사유 정원의 풍경과 그 안에서 자유롭게 배를 타고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내가 그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는 어느 날엔가 나도 저곳에 가서 파리지앵처럼 휴식을 취하며 여유를 즐겨야겠다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느끼는 것은 잠시나마 즐길 수 있는 여유가 결코 파리에만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곳이 어디든 내 마음에 행복을 주고 여유를 느끼게 하는 건 내가 좋아하는 순간에 머물 줄 아는 나의 마음가짐에 달린 거였다.
그래서 나는 요즘 머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하루는 매일 바쁘고 정신없이 흘러가지만 그 안에서 내가 잠시나마 머물고 쉴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게 나의 큰 행복이다.
때로 우리는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행복할 수 있는 시간마저 지나가게 두고 있을 수도 있다.
행복을 그저 동경하는 것보단 그 행복을 오늘 찾아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