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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by 순례자

여름


당신은 내게

끈질긴 생명력과

풀어지지 않는 믿음의 매듭과

지난 상처는 까맣게 잊는

가슴을 심어 주었니다.


메마른 태양의 이글거리는 빛에

모두가 숨죽인 하얀 낮

나약한 인간의 힘으로

열사의 태양에 어찌

항할 수 있


태풍에 휩쓸려온 해초들마냥

폭풍우에 뜯긴 지붕들마냥

우악스러운 손아귀에 쥐어 뜯겨

도무지 버텨낼 수 없는

인생길을 지나오면서


밤새 폭풍우 잦아들면

그제야 슬며시 일어나

툭툭 털어내고 앉으면


먼동이 터오는 새벽

저기 멀리 다시 아침 해가 떠오르고

시원한 새벽바람이 불어오네

고난의 때가 찾아오면

나는 당신 생각 만으로 살아가리라.



*사진 김종민 목사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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