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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단상

by 순례자

여름 단상


어둠이 내렸는데

매미 소리

허공을 적신다


소나기 같은

매미소리

한여름 열대야에

잠 못 이루고


저기 베란다에 놓인

몬스테라 잎사귀를 보고 있다

어둠의 끝에서

몸을 활짝 열고

이슬방울을 맺고 있다


그토록 먼 길이었던

내 청춘의 여름으로 오던 길에

아득한 그 길의 능선이 가슴에

가로로 길게 획을 긋고 지나간다.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밤에도 가슴에 한줄기

하얗게 반짝이는 강물을 따라 나는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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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