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단상

by 순례자

새벽 단상

새벽을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절망 같은 것은 없다

파도가 출렁이는 밤바다

짠내와 비린내로 매듭진 삶의 그물을

날렵하게 빠져나오는

싱싱한 생선의 지느러미 같은 새벽이다

아직도 기울지 않은 초승달

검푸른 하늘 위에 떠 있고

들판에 하옇게 서리가 덮는 동안

나는 깨어 있었다


새벽은 기다리는 사람에게만 빛이 된다

새벽이 오면 나는 일어나

서리 덮인 들판을 지나

자박자박자박 발자국 소리를 내며

고개를 넘어 시린 계곡물을 건너갈 것이다

새벽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절망 같은 것은 없다

새벽이면 날마다 하루가 시작되고

이 하루를 사는 것은 설렘이고

싱싱한 기쁨이다

금,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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