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추위가
매서운 겨울 추위가
꽃들을 잠재웠다고
큰소리치지만
보아라
높고 푸른 봄 하늘 고요 속에
수다스럽던 참새들마저
침묵을 지키는 동안
꽃들은
향기로 꽃눈을 한껏 부풀고 있다가
왈칵 쏟아져 내리듯
사방에서 피어난다
삶이란
매서운 추위를 견뎌내는 일
한없이 무너지는 슬픈 마음에도
너는 결코 모진 마음먹지 말아라
삶이란
떠나가는 기차의 창가에 앉아
지나쳐온 곳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추억하는 일
한없이 무너지는 슬픈 마음에도
너는 결코 품위를 잃지 말아라
달이 내려와
창가에 어른거리는 목련
낙화의 자리마다 얼룩진 흔적은
누구의 가슴에 멍든 자국들인가
창밖 하늘을 보면
왈칵 쏟아져 내리는
봄비
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