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 계곡에서
계곡에서 헤엄을 치고 놀 때가 그립다
서리한 복숭아며 참외를 물에 둥둥 띄우고
바위 위에서 다이빙을 하고 물싸움을 하며
장글장글한 햇볕아래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즐거웠다
산등성이로 조금씩 그림자가 내려앉을 때
이렇게 살자
근심 걱정도 없이
서로를 기쁘게 하며 살리라
노을이 홍시빛으로 퍼지는 숲가에 서서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다가
참외를 베어 물곤 했다
한 세월 지나 들러 본 그 자리에 계곡은 여전하고
물은 멈추는 듯 흐르고 흘러 옛 추억의 쓸쓸한 것만이 오간다
어디서 나무토막 하나 물 위에 떠오더니 멀어진다
모든 것이 흘러간 그 자리에 나도 이제는
물 위에 몸을 띄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