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by 순례자

봄비



추위가

매서운 겨울 추위가

꽃들을 잠재웠다고

큰소리치지만

보아라

높고 푸른 봄 하늘 고요 속에

수다스럽던 참새들마저

침묵을 지키는 동안

꽃들은

향기로 꽃눈을 한껏 부풀고 있다가

왈칵 쏟아져 내리듯

사방에서 피어난다


삶이란

매서운 추위를 견뎌내는 일

한없이 무너지는 슬픈 마음에도

너는 결코 모진 마음먹지 말아라

삶이란

떠나가는 기차의 창가에 앉아

지나쳐온 곳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추억하는 일
한없이 무너지는 슬픈 마음에도

너는 결코 품위를 잃지 말아라


달이 내려와

창가에 어른거리는 목련

낙화의 자리마다 얼룩진 흔적은

누구의 가슴에 멍든 자국들인가

창밖 하늘을 보면

왈칵 쏟아져 내리는

봄비

봄비

금,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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