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감기
환한 봄날에
열(熱)에 들떠 가물거리며
나 잠시 한눈팔 동안
저수지에 봇물 터지듯
왈칵하고 꽃들이 먼저 피고 말았다
목련꽃 하얀 허리춤을 감싸안은 앵두꽃
산수유 노란 어깨 짚은 살구꽃
부엽토 더미에서 폭죽처럼 쏘아올린 풀또기
그 위로 벚꽃이 불을 밝히고
하얗게 샛노랗게 붉게 꽃분홍으로
뒤죽박죽 앞다투어 피고 말았다
환한 봄날에
열(熱)에 들뜨고 땀에 혼곤히 젖어
나 잠시 한눈팔 동안
왈칵하고 꽃들이 먼저 피고 말았다
내 가슴에도 꽃분홍 피가 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