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인의 서늘한 이야기 2편
아침을 버틴 눈꺼풀은 하루 종일 무겁게 내려앉았습니다.
커피를 마셔도, 사람들 말소리가 오가도—
귓속에는 여전히 짧은 알림이 맴돌았습니다.
책상 위 휴대전화. 눈길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진동은 꺼 두었는데도, 곧 불빛이 번쩍일 것만 같았죠.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러나 반응은 늦었습니다.
먼저 파고든 건 목소리가 아니라, 귓속의 잔향이었으니까요.
나는 낮게 중얼거렸습니다.
“착각이야. 아무 일도 없어.”
…하지만 잠시 뒤,
실제 알림이 울렸습니다.
택배 배송 안내.
아는 내용인데도 화면을 오래 붙들고 있었습니다.
글자를 다 읽고도 손가락은 내려가지 않았어요.
머릿속에 겹쳐 울린 환청과 실제 알림.
경계가 희미해졌습니다.
저녁 무렵, 휴대폰이 다시 울렸습니다.
나는 반사적으로 화면을 켰습니다.
이번엔 달랐어요.
말풍선 안에 찍힌 익숙한 이름.
“혹시 바쁘지 않으시다면… 잠시 통화 가능하실까요?”
심장이 움츠러들었습니다.
나는 짧게 답장을 눌렀죠.
“죄송하지만, 그만하자고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계속 연락을 주시면 제가 힘듭니다.”
잠시 멎은 듯 정지.
끝났다고 믿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곧 또다시 글귀가 켜졌습니다.
“그렇다면… 전에 보여주신 속옷들,
제게 파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재질을 직접 확인해야 해서요.”
끝 모를 끝이 굳어 있었습니다.
글자는 선명했으나, 의미는 얼룩에 가려졌습니다.
쓰고 또 지우다, 마지막엔 단 한 줄만 남았습니다.
“어디로 보내면 되죠?”
전송 직후, 답장이 도착했습니다.
“주소를 알려주시면 됩니다.
안심하세요. 절대 문제 일으키지 않습니다.”
짧은 글귀였지만, 묘한 압박이 배어 있었습니다.
이미 물러설 수 없는 자리에 선 것 같았죠.
손바닥에 차가운 땀이 번졌습니다.
나는 스스로를 달래듯 되뇌었습니다.
‘어차피 버릴 것들이다.
정리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떠오른 건—
서랍을 열어보는 낯선 손.
내 흔적을 더듬는 낯선 시선.
내놓으려는 건 낡은 천 조각이었지만,
함께 흘러나가는 건 내 안의 파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이상한 결론에 매달렸습니다.
이 거래를 끝내야만 벗어날 수 있다는, 위험한 착각.
결국 나는 답을 보냈습니다.
“주소를 알려주는 건 불편합니다.
은행동 사거리 편의점에 맡겨 두겠습니다.
거기서 찾아가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