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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온책읽기

솔바우 시인과 함께 싸목싸목 걷는다, 와온 해변서!

『싸목싸목 걷는 길』에 동행한다.

by Someday


브런치 작가,

'솔바우' 시인의 싸목싸목 걷는 길에 동행한다.


시는 노래다.

자간마다 운율이 흐른다.

시인이 뿌린 글줄이 춤을 춘다.


짧아서 아쉽기도 하고,

글 속에 차마 닿지 못하고 서성이기도 한다.


시인이 내린 글 사이

단어 곁두리

자간마다

춤추고 노래한다.


20220120_171527.jpg 와온의 꿈 I / 싸목싸목 걷는 길 -김명환 지음


와온의 꿈 II


와온의 화려한 황혼

늘 기대하지만


이제 생각해보면

아무 때나 보여주지 않았다


내가 바라는 작은 소망들이

제대로 이루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조건

그 안에서 갖춰져야 하는지


아직껏 잊고 살았거나

어쩌면 거의 생각지도 않았다. - 18쪽


와온해변: 전라남도 순천시 해룡면에 있는 해변. 순천만에 위치하고 있으며, 아름다운 일몰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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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미술관


넌 참 못났다.

근데, 나는 너보다 더 못났네


아냐!

내가 못났지


그래?

우리는 못난이들이다!


이제부터

잘난이는 사절할까?


마주 잡은 손으로

둘은 하얗게 웃었다. - 92쪽


http://www.monnani.art/ 전남 무안군 일로읍에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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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바우 시인이 쓴 산문 '아내의 공간' 중에서


*구름 위에 올라


섬진강을 옆구리에 끼고 앉아 있는

구례골 간전마을을 지나

지리산 줄기를 붙잡고 앉은 매재에 오른다.


잠자는 새벽을 깨우던 강바람이

물안개를 지고 높은 산정에 오르려니

가파른 고갯길이 힘에 겨워

엉금엉금 거북이걸음


간신히 재를 넘어 내리막에 들어서니

발아래는 어쩌면 하얗게 부풀어진

둥가둥가 뜬구름 세상


저 아래 무수한 사연들을

가만히 상상하며

세속의 시간으로 빨려 들어간다. - 137쪽



솔바우 시인, 김명환 작가의 시집 [싸목싸목 걷는 길]은 2020년 순천시 <신인 작가 발굴 프로젝트>에 선정된 작품이다.

솔바우 시인은 순천의 자랑이기도 하다.

시인의 순수하고 따뜻한 감성과 남도 문학의 향기로 빚어낸 노래 속엔 우리 모두의 고향이 숨 쉬고 있다.

순천지역 명소 선암사, 송광사, 낙안읍성, 와온해변, 순천만 습지와 국가정원, 봉화산이 그의 시 속에 담겨 있는 풍경은 아련하고 포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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