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피곤하고 매시간 들고나는 이 어지러움은 뭐지?
지난 일요일(4일) 한밤중(AM 12시 직전), 잠자리 들고나니 비로소 계속 내리는 빗소리가 작지만 섬세하고 리드미컬하게 울려 든다.
귓가에 잔잔한 리듬을 담으며 어서 꿈나라로 떠나려고.
최근엔 몸이 안 좋으니, 마음도 계속 가라앉는다.
잠드는 것이 최고다.
그런데 밤새워 비가 쏟아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열려있는 복층 창문이 생각났다.
무거운 몸을 질질 끌며 계단을 올랐다. 무심히 테라스 통창으로 눈길이 갔다.
밤비 내리는 테라스에 눈부시게 흰 치자 꽃이 만발해 있다니! 깜짝 놀랐다.
세찬 빗줄기로 어떤 꽃은 이미 아름다운 자태를 잃고 있다.
토요일 낮엔 꽃이 피어있지 않았다.
손녀 꾸미가 놀러 와서 온 가족이 함께 테라스 식물 친구들을 바라보며 왁자지껄했었으니.
평소 나라면, 저토록 많은 꽃망울 주렁주렁 달고 있는 치자나무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을 텐데.
내가 돌보아야 할 친구들인데, 자꾸 무너지는 일상이 힘들고 지치다 보니 물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다.
비가 자주 내려줘서 다행이다.
암튼 다시 내려가 폰을 들고 왔다. 밤비가 차갑게 느껴져 우산까지 펼쳐 들고 치자 꽃을 몇 장 찍었다.
치자나무는 다음 날도 어김없이 새 꽃을 피운다.
저희들끼리 응원하며, 절정을 보낸 치자 꽃은 흰색이 갈색으로 변해있고, 일부는 연갈색 꽃잎을 벌써 떨궈내고 있다. 먼저 피었다 먼저 떠나기도 하고, 먼저 피웠어도 좀 더 길게 기력을 유지하기도 한다.
지금 막 개화한 꽃이 가장 아름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 끝은 모두 같다. 사람도 살다 가고, 꽃도 피고 진다.
치자 꽃은 매해 새로 핀다.
튼실한 뿌리와 줄기로 나보다 더 오래 살아줬으면 좋겠다.
테라스에선 꽃치자 말고 꽃기린과 자주색 달개비도 예쁜 얼굴로 날 반긴다.
내 눈은 어지럼증으로 흔들리지만, 카메라 렌즈를 통해 만나는 너희 얼굴은 왜 이렇게 밝고 예쁜지!
7월 5일 AM 9시 상병병 (R/o)'고 알도스테론증'이라고 쓰인 진료의뢰서를 들고, 한림대 성심병원 내분비내과를 찾았다.
혈액 검사 결과까지 듣고 돌아오니 PM2시경이었다. 건강해도 지쳤을 것이다.
콩팥 위 부신의 이상이 의심된다. 혈액검사 후, 병명은 역시 알도스테론증으로 나왔다.
칼륨 수치가 너무 낮은 것도 똑같다.
7월 19일 입원 예정이다. CT 검사 포함 정밀검사를 3~4일간 받아야 한단다.
약물치료를 하게 될지 수술을 하게 될지도 검사가 끝난 후 결정하게 된다.
2주간 칼륨을 보충해 주고, 혈압 낮춰줄 약을 받아왔다.
문제는 이 약을 먹고 나면, 그냥 더 심한 환자로 전락하고 만다는 것이다.
머리가 더 아프고 띵하며 어지럽고, 피곤하다.
혈압약 복용 중이니, 혈압도 130대로 크게 높지도 않았는데 이 약을 아침저녁 먹고 측정해 보니, 어젠 111/65 오늘은 92/62로 떨어졌다.
간호사와 통화 후, 두 알 담겨있는 혈압약을 일단 한 알씩만 복용해 보기로 한다.
담당 의사는 월 목 이틀만 병원에 나온다 하니, 병원에 가려해도 목요일까진 기다려야 한다.
음~ 피곤해서 가고 싶지도 않고.
오늘 아침엔 일단 한 알 빼고 먹었지만, 아직까지 증상은 어제와 비슷하다. 아니, 조금 덜한가? 잘 모르겠다.
지금도 침침한 눈에 안경을 얹어놓고 어지러움을 참아가며 이 글을 쓴다.
마음은 더 쓰고 싶은 데 그만 접어야겠다. 내 글 내 마음을 꼭 이곳에 써야 할 이유가 있으려나!
일기처럼 남기고 싶은 이야기이니 마음이 끌릴 때 언제라도 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