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창 속은 아니지만, 병원 건물 안에서 밖으로 나설 수 없다.
혈액 채취 시, 크고 긴 주사를 하필 오른쪽 손등에 박아놓아서 자판 두드릴 때마다 많이 불편하다. "아파!"
오늘 CT 검사까지 PM8시경 예정되어 있어서 저녁은 금식이다.
오른쪽 손등에 뚫어 놓은 주삿바늘 구멍을 열어서 수액을 넣으면서 검사실로 갔다.
검사실에선 조영제를 수액 넣는 관으로 함께 주입한다.
손등이 아프고 저려오더니, 온몸으로 몹시 화끈거리는 뜨거움이 번져나간다.
정상이란다.
5~10분 정도 촬영하고 나선 것 같다.
일단 금식이 풀어졌지만, 지하 1층 식당도 문 닫았고, 편의점만 열려있다. 저녁은 누룽지, 두유, 사과 한 개로 끝냈다.
조영제를 주입했으니 물을 많이 먹으란다. 1L 마시고는 더 이상 마시고 싶지 않다.
오늘 PM8시 30분부터 내일 같은 시간까지 모든 소변을 모아야 한다고. '에그~ 귀찮은 일이 또 늘었다.'
오늘 밤 12시부터 다시 금식이다.
내일 무슨 검사를 또 하려는지, 아무것도 목 안으로 넘기지 말라 한다.
나는 지금 이렇게 갇혀있다.
철창 속은 아니지만, 건물 안에서 밖으로 나설 수 없다.
입원 전, 코로나 PCR 검사를 하고 들어왔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먹고 마시는 일도 시키는 대로 잘 따라 해야 한다.
의사와 간호사와 촬영기사가 시키는 대로 말 잘 들으면, 집으로 빨리 돌아갈 수 있으려나!
철창 4각 프레임을 비껴 폰 렌즈를 들이밀면, 초록나무들이 먼발치에서 내게 말을 걸어온다.
난 지금 그 말들을 다 옮길 수 없다. 오른쪽 손등이 아파서!
아직 수술 환자가 아니니, 나름 여름밤을 즐기며 글이나 써야겠다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병원 와서 입원하면 그냥 다 환자다. 건강한 사람도 병원에 오면 환자가 된다고 했던가!
노트북은 그냥 덮었다.
불편한 몸을 끌고 휴게실과 복도를 서성이며 산책 대신 가벼운 걷기를 열심히 했다. 나 말고도 몇몇 환자들이 같은 장소를 계속 오가며 걷기 운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