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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의 성지에서 춘향가 중 '사랑가'를 부른다.

국악의 성지는 판소리 동편제 발상지, 국악 선인들의 맥을 이어가는 장소

by Someday


국악의 성지

국악의 성지는 판소리 동편제의 발상지로, 국악 선인들의 맥을 이어가는 장소이기도 하다.

지리산 자락 운봉, 황산 기슭에 위치해 있어 주위 풍광도 빼어나다.

국악 전시 체험관, 독공실, 야외공연장, 국악인 묘역, 사당 등의 시설물을 갖추고 있다.

국악의 모든 것을 모아 둔 곳으로 판소리를 비롯한 우리 음악을 직접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국악 전시 체험관으로 들어서기 전 정원을 둘러보고, 국악인 묘역부터 올라갔다.


국악전시 체험관 앞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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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인 묘역 오르는 길 / 소릿길 숲


국악인 묘역과 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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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인 사당 입구 / 사당 입구가 보이는 풍경


앞서가신 국악인들을 모신 사당, 낙성사


낙성사 뒤로 보이는 납골당과 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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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골당 / 옆으로 난 문으로 보이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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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골당에서 올려다 본 묘역 / 묘역에서 내려다 본 납골당과 사당 그리고 온화한 운봉읍 풍경


묘역을 돌아 내려오면서 다시 마주하는 풍경


묘역은 국악의 성지 내 꽤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풍광이 아름답다.

계단으로 이어진 높은 곳에 있어 다 오르려니 숨이 차올랐다.

유명한 황산 자락에서 맑은 공기를 심호흡하고 나니, 가슴이 탁 트였다.

황산 자락은 황산벌과도 이어진다.

황산은 남원시 운봉읍·아영면·인월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고려 말 태조 이성계 황산대첩의 현장이다.

황산벌은 고구려, 신라, 백제 3국의 분쟁이 끊이질 않았던 660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 <황산벌>의 배경이기도 하다.

남원은 동편제를 창시한 명창 송흥록의 고향이다.

이번 '남원에서 살아보기' 단체 일정을 마치고, 다음 주 중 나는 남편 '묵'과 함께 판소리의 중시조인 가왕 송흥록, 박초월 명창의 생가와 '황상 대첩 비지'도 따로 돌아볼 생각이다.



국악의 성지 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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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으로 입장하기 전, 한미애 해설사로부터 전시관 안내를 받다. / 전시관 입구 정면


'국악의 성지' 전시관에는 동편제 관련 자료가 상세하게 전시되어 있다.

친절한 한미애 해설사가 우리와 함께 전시관을 쭉 돌아보며, 동편제에 관한 역사적 배경과 자료를 하나하나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전시관을 둘러본 후, 우리는 2층으로 올라가 우리 소리 한가락 춘향가 중 한 대목인 '사랑가'를 직접 불러보는 체험의 기회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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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편제 소리는 송흥록의 법제를 표준으로 하여 전승됐다. 송흥록의 소리제는 그의 아우 송광록과 송흥록의 수제자인 박만순에게 전승됐고, 다시 아들 송우룡에게 이어졌다. 송우룡의 소리제는 송만갑·전도성·유성준·이선유·송업봉에게 전승됐다.

송만갑은 송 씨 가문의 소리제를 이어받았으나 정창업의 소리제를 듣고 소리를 바꿔 불러, 송우룡에 의해 가문에서 쫓겨나기도 했다고 한다. 그의 소리제는 장판개·박중근·박봉래 등 수많은 제자에게 전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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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판소리는 전승 지역의 특징에 따라 구분한다.

≪조선 창극사 朝鮮唱劇史≫에서 처음으로 동편제·서편제·중고제 등으로 구분하였다고 한다.

동편제는 전라도 섬진강을 중심으로 동편 지역인 남원 운봉·순창·구례·흥덕 지방에서 전승되어 오는 판소리다.

동편제는 소리가 거침이 없고, ‘우’ 음을 으뜸음으로 하는 곡조로 맑으면서도 강인하다.

시작은 무게감이 있고 점잖게 느껴지나 구절 끝마침을 되게 하여 쇠망치로 내려치는 듯이 강하게 부른다.

주된 음의 앞과 뒤에서 꾸며 주는 꾸밈음을 사용하고, 마디마디 무거운 발성을 쓴다.

노랫말을 선율에 붙일 때는 굵고 능숙하게 기교를 마음대로 부려 쓰기도 한다.

소리의 끝은 구절마다 음을 짧게 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농악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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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악은 농촌에서 농부들이 두레를 짜서 일을 할 때 흥을 돋우기 위해 연주하는 음악이다.

꽹과리·징·장구·북과 같은 타악기를 치며, 행진·의식·노동·판놀음 등을 벌이는 음악을 두루 가리키는 말이다. 굿·매구·풍장·금고(金鼓)·취군 등으로도 불린다.

우리 일행은 1층 전시관에서 한미애 해설사와 작별하고, 2층으로 올라간다.

2층에서 직접 판소리를 한수 배워본다.



판소리 체험 - 춘향가 중에서 '사랑가'


느릿느릿 구수한 입담으로 30여 분 동안 우리를 판소리에 푹 빠지게 만든 사람은 '국악의 성지'에서 근무 중인 배건재 판소리 파트 담당이다.

얼핏 첫인상은 승려 같은 분위기다. 헤어스타일과 복장 때문이리라.

'사랑가'는 누구나 흥얼거려 봄직한 우리 가락이어서 더욱 즐겁게 따라 불렀다.

판소리 부르기에서는 '꺾기'와 '강약 조절'이 중요하다.

이 두 가지만 잘 따라 하면, 일단 판소리를 제대로 부르는 것이라고 한다.

'사랑가'는 3 소박 4박자로 중중 머리의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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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가 중 '사랑가' - 배건재 '국악의 성지' 판소리 파트 담당


'사랑가' 한 소절을 부르고 나면, 목소리가 탁 트이는 듯하고 어깨도 절로 들썩인다.

우리 판소리가 주는 거침없고 강인한 소리의 울림이 가슴까지 시원하게 뻥 뚫어준다. 우리 가락을 듣기만 하는 것과 실제 불러보는 차이점이라 할까!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짧은 체험 시간으로 이내 끝났지만, 함께 기념사진 한 장 남기면서 아쉬움을 접는다.

여행자의 여정은 만남과 이별의 연속이니 짧은 인연도 귀하게 담아두고, 다시 새로운 곳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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