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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편제 탯자리 비전마을, 가왕 송흥록과 국창 박초월

by Someday

여원재에서 황산로를 따라 자동차로 10여 분 정도 달리면, 남천(람천)이 흐르는 가산 화수길 다리가 나타난다. 다리를 건너면 왼쪽으로 황산대첩 비지가 있고, 오른쪽으로 '비전마을' 송흥록의 생가가 보인다. 생가에서 오른쪽으로 더 들어가면, '국악의 성지'가 있다.

'국악의 성지'는 지난 5월 20일 '남원에서 살아보기' 일행과 방문, '사랑가'를 함께 배우며 부르기도 했던 곳이다.

4박 5일간 '묵'과 함께 방문하는 곳들은 '남원에서 살아보기' 일행과 함께 다녔던 곳들을 제외했다.

물론 모든 곳이 매일 찾아도 좋을 만큼 기억에 남는 지리산 자락의 아름다운 장소들이다.

오죽하면, 50+세대와 함께했던 6박 7일간의 여정이 '남원에서 살아보기'였을까!

그러나, 벌써 내일이면 남원에서 떠난다.

그동안 찾았던 남원의 여러 곳 중, 내가 온전히 담길 수 있던 곳과 시간은 얼마나 될지, 아쉬움이 깃든다.


우리가 건너온 가산 화수길 다리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으로 지리산 둘레길 표시판과 비전마을 쉼터가 보인다.

쉼터에는 동편제 시조인 송흥록의 연인이자, 대구 감영 관기였던 '맹렬이'와의 이별 노래가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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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편제의 시조 송흥록이 사랑에 빠졌던 관기 맹렬이와의 이별 노래 중 일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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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흥록 생가 입구 / 생가 앞에서 바라본 가산 화수길 다리 입구

비전마을은 판소리 동편제 창시자인 송흥록과 그의 아우인 송광록이 태어난 마을이다.

송흥록은 조선 후기의 판소리의 명창이다.

송흥록의 동생인 송광록은 형의 고수로 지내다 나중에는 형에 버금가는 명창으로 불리게 된다.

송광록은 19세기에 활동한 판소리 명창으로, 이른바 전기 팔 명창에 속하는 인물이다.

판소리의 명창 박초월(1917~ 1983)도 이곳에서 태어났다.

이곳 송흥록 생가 오른쪽 가까이에 박초월의 생가가 있다.


구례에서 태어난 송만갑(1865~1939)은 우리 판소리 200년 사에서 가장 많은 후학을 길러낸 판소리계 독보적인 지위를 지닌 명창인데, 그는 송광록의 손자이기도 하다.

송흥록, 송광록에 이어 송만갑까지 동편제의 거장들이 모두 송 씨 집안사람들이라 하니, '역시!'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비전마을은 예로부터 판소리 동편제의 탯자리로 불린다.




동편제 탯자리 정원 둘러보기

입구에서 바라보이는 송흥록 생가 정원



그네는 시계 추와 다르다.

오는 속도와 가는 빠르기가 별다르다.

왔다 갔다. 다시 왔다가 간다.

그러나 오거나 가거나 한 방향을 향한다.

같은 곳을 향해 앞으로 날아오른다

뒤로도 마찬가지다.

힘을 주는 만큼 앞뒤로 왔다 간다.

구르는 만큼 더 높이 멀리 오른다.

그러나 힘들 땐 잠시 멈춰가라 전한다.

아주 멈추는 날도 오리니!


가왕 송흥록 생가

송흥록 생가 정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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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 오른쪽 / 생가 왼쪽과 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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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흥록 생가 뒤편과 장독대 / 생가 부엌 아궁이

가왕 송흥록 생가 오른쪽 조금 앞으로 명창 박초월의 생가도 보인다.


판소리 명창 박초월의 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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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흥록 생가 담장 안에서 밖을 바라본 풍경
생가 담장 밖에서 바라다본 정원 풍경과 사랑채

송흥록 생가를 나섰다.

곧 오른쪽을 가까이 바라보이는 황산대첩 기지로 향한다.


8월이 오기 전에 '남원에서 살아보기' 10일간의 여정을 마무리 짓고 싶다.

더 이상 지체한다는 것은 열심히 둘러보며 찍고 메모해 둔 나 스스로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오늘까지 남원 기행 글을 모두 마치고, 그동안 읽다 덮어둔 책들을 다시 펼쳐 들고 싶지만 내일로 넘어가면 또 어떠하랴! 7월과 8월은 그냥 이어진 날들 중 하루일 뿐이니.

언제부터인가 나이에 세월이 꽉꽉 채워지면서 이런 식으로 생각을 아주 쉽게 바꾸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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