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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골 한옥마을에선 시도 사람도 꽃으로 피어난다.

노랫말이 시가 되고, 소리와 가락이 들숨과 날숨처럼 편하게 안기는 곳

by Some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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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옛 이름 목멱산)은 서울의 상징

남산은 예로부터 자연 경치가 아름다워 조상님들이 골짜기마다 정자를 짓고, 풍류를 즐긴 곳이다. 도성 남쪽에 있어 남산으로 불렸다.

시를 짓고, 그림을 그렸으며, 계곡을 흐르는 물에 멱을 감기도 했다.

사계절 자연 순리에 따라 각종 놀이문화로 여가생활을 즐긴 곳이기도 하다.

이 아름다운 남산 북동쪽 7,934㎡ 대지 위에 1995년부터 남산골 한옥마을 조성 공사가 시작됐다.

서울시 민속자료 한옥 다섯 채를 이곳으로 이전, 복원하고 이 한옥에 살았던 이들 신분에 걸맞은 가구 집기 등을 배치하여, 선조들 삶을 재조명했다. 정원도 훼손됐던 지형을 원형대로 복원, 남산 자연식생 전통 수종을 심었다. 계곡을 만들어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하였고, 정자·연못 등을 복원하여 우리 전통양식 정원으로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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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한옥마을 정문으로 들어서면, 왼쪽으로 멀리 옥인동 윤 씨 가옥이 보인다.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한옥의 운치가 멋스럽다.



마사지 체험실 내부

'남산골에서 바캉스를 즐길 수 있다고?'

한옥마을에서는 우리 조상님들 피서법을 재현, 남산골 여름 체험 바캉스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이색 피서 프로그램인 '남산골 바캉스'는 7월 15일부터 8월 28일까지 매주 금·토·일요일마다 운영했다. 전통가옥에서 옛 선조들의 방법으로 더위를 피하는 프로그램이다.

서늘한 마룻바닥에서 죽부인을 베개 삼아 망중한을 즐길 수 있고, 고누·윷·공기놀이 등 전통놀이 도구도 비치되어있다.

올해는 사랑채와 '옥인동 윤 씨 가옥' 공간을 모두 이용, 체험시간도 1시간 30분으로 늘렸다.

안전한 체험을 위해 최대 4인까지 소규모 그룹 인원으로 예약을 받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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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욕 체험장 / 마사지 체험실

2019년 여름에도 시원한 한옥 대청마루에서 즐기는 오수(낮잠) 체험, 한옥 만화방과 마사지 체험(오수 체험자에 한해 12시~15시까지 선착순으로 접수)까지 몇 가지 프로그램이 눈에 뜨였으나 사전예약은 불가능하고 현장 참여만 가능했었다.


DSC_0411.JPG?type=w800 남산골 한옥 전통 부엌

바캉스 체험장을 둘러보고 나서니, 덩달아 푹 쉬고 싶은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

왼쪽으로 '한옥 카페 1890'이 보여, 저절로 발길이 닿는다.

시원한 전통 팥빙수와 조청 뿌려진 살짝 구운 따뜻한 가래떡을 먹으면, 이 맛 또한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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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카페 서까래 천정에서 흘러내리는 현대식 냉방기 바람이 시원하다.

남산 바캉스 체험장을 둘러보는 데도 무더위가 파고들어 지친다.

팥빙수를 먹으며 더위에 살짝 지친 몸을 추스르니 몸이 가뿐해진다.

가래떡을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일어나, 숍에 전시된 수공예품을 감상하는 여유로움을 누린다.

카페에서 나와, 1910년대 전통가옥 안으로 들어선다.


1998년 그대로 재현 복원한 '옥인동 윤 씨 가옥'

남산 골에서 만나는 옥인동 윤 씨 가옥, 예서 마주하니 더 반갑다.

한옥과 어울리는 나지막한 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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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장독대 / 옥인동 윤씨 가옥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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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집 대청마루 / 야학당으로 활용되기도 하는 곳

남산골 한옥마을에선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고,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쉰다.

우리는 이곳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며, 잠시 시공간을 넘나들 수 있으니 몸은 여유롭고 마음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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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꽃 무리과 연보라색 쑥부쟁이 한 송이 / 도라지 흰꽃 보라꽃, 모두 다 곱다.

남산골에선 시가 꽃으로 피어나듯, 우리도 꽃으로 피어난다.

모두 각기 다른 저만의 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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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국악당과 스트리트 뮤지엄 앞 사이, 청학지로 흐르는 맑은 계곡물

졸졸졸 계곡물이 남산 국악당과 스트리트 뮤지엄 앞 사이로 흘러 '청학지'로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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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류정과 억새 / 청류정과 소나무

새내기 억새가 가을의 무턱을 장식하고 있다.

아직 여린 모습이지만, 곧 깊어지는 가을의 주인공이 되겠지, 이름처럼 강하고 억센 억새의 모습으로!

키 작은 소나무 사이로 청류정이 보이고, 그 앞으로 흐르는 물길은 청학지로 모인다.


남산 국악당

이곳은 2007년 서울시가 전통예술 전문공연장으로 지은 지상 1층, 지하 1층과 2층으로 된 건축물로 300개 객석 어느 곳에서도 음향기기 없이 우리 가락의 애절함을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좌석 사이 공간이 살짝 더 넓었으면 얼마나 안락할까!' 하는 아쉬움이 살짝 들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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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한옥마을에 들어서면, 스피커에서 울리는 우리 가락조차 마음으로 진하게 스며든다.

노랫말이 시가 되고, 소리와 가락이 들숨과 날숨처럼 편하게 안긴다.

계절 탓인지, 나이 탓인지, 우리 고유의 음악인 국악이 점점 더 친밀하게 느껴진다.


남산 국악당 안마당에서 바라본 대문 밖 풍경
전시관에서 바라본 마당과 남산국악당 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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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국악당 지하 정원 '침상원'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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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체험실 뒤편으로 통하는 작은 문이 열려있다.
국악당 대문 건물의 기와지붕과 작은 문의 기와지붕, 국악체험실 기와지붕이 서로 나란히 맞닿아 있다. 아름답게 이어지는 조화다.


https://www.hanokmaeul.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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