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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Oct 30. 2022

'잊혀진 계절', 김희재 미니콘서트와 '더 리슨'  

'10월의 마지막 밤', 촉촉한 감성에 진한 추억 더하기

1980년대로 돌아가게 한 우리들의 노래 <잊혀진 계절>


지난 수요일(26일) 밤, MBN '우리들의 쇼 10' '전설의 십 대 가수 오마주 특집'에서 트롯돌 김희재는 <잊혀진 계절>을 불렀다. 80년대 최고 인기 가요로 선정됐던 이곡을 희재의 미성으로 들으니 감미로웠다. 

<잊혀진 계절>은 1982년 1년간 라디오 방송에 나온 가요 순위 집계 결과, 곡 별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가수 이용의 히트곡이다. 이곡은 '10월의 마지막 밤'이면, 누구나 꼭 들어야 하는 국민 지정곡처럼 지속적으로 사랑받아 왔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내겐 노래 가사처럼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10월의 마지막 밤, 애틋한 추억'은 없지만 매년 이즈음 이곡을 들을 때마다 안타깝고 아련한 느낌은 생생하다.

억눌렸던 1980년대 아팠던 청춘이 거기 그대로 딱 멈춰 서 있기 때문일까?

자유, 배움, 취업과 독립, 쉽지 않던 인간관계, 만남과 이별 등 그때도 살아가는 일상이 고뇌의 연속이었지만, 젊고 건강했다. 중견가수 '이용'도 나와 내 친구들도 딱 지금의 희재처럼 젊은 시절을 보내며 있었을 즈음이려나!



김희재 미니 콘서트 - 이천시 뮤직 페스티벌

어제(29일)는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 이천점 중앙광장 하늘마당 분수대에서 트롯돌 김희재 공연을보았다. 


'묵'과 나는 <김희재, 미니 콘서트 - 이천시와 함께 하는 뮤직 페스티벌> '깊어가는 가을 낭만'길을 향해 달린다.

점심까지 단단히 챙겨 먹고 안양 집에서 12시 반경 출발했다. 이제 곧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 이천 점 하늘마당에서 뮤직 페스티벌을 직접 즐길 수 있겠구나!

 

에버랜드 근처, 가울이 깊어가는 풍경을 감상하며 달리는 길

오후 2시가 조금 넘은 시간 본관 하늘마당 분수대 도착, 이 정도면 앞 좌석 배정쯤 넉넉하다 싶었다.빈 좌석도 많아 보였지만, 가까이 가서 보니 대부분 의자 위에 물건이 한 개씩 놓여있다.

좌석표 배포 중인 담당자를 찾아가니, 딱 2장 남았다며 맨 뒷자릴 준다.

우리에게 스타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앞 좌석은 '화중지병(畫中之餠)'인 '그림의 떡'이더라.


아직 콘서트 시작이 한 시간 넘게 남아있어 본관 2층 3층을 둘러봤다.

의왕 백운호수에도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인 '타임 빌라스'가  있어, 자연스레 두 곳을 비교하게 된다.

아무래도 최근 개장한 타임 빌라스가 시설이나 매장에서 더 세련된 듯하다.

집과 멀지않은 타임 빌라스에서 이런 '의왕시와 함께 하는 콘서트'를 열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3층 푸드 테라스 풍경 / 2층 벽화

매장을 둘러보며 아이쇼핑을 즐기다, 가을빛 내리는 3층까지 올라갔다.

우리는 3층 푸드 테라스에서 구입한 빵을 먹으며 탁 트인 하늘 풍경을 마주하고 여유를 즐겼다.

햇살은 따사롭고 바람도 부드러워 살며시 졸음이 올 정도였다.

한 시간이 언제 지난 지 모르게 훌쩍 흘렀다.



3시 반 공연이 시작되고 나서도 채워지지 않는 앞 좌석이 있어, 나만 중간쯤으로 옮겨 앉았다.

남편도 몇줄 앞으로 옮겼으나 나와 다섯 줄 넘게 떨어져 앉았으니, '묵'과 함께 한 가을 콘서트는 아니었다.


오프닝 공연으로 여성 3인조 TL의 전자현악이 울려, 공연장 분위기가 뜨겁게 고조된다. 다이내믹한 연주와 경쾌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으며 꽉 찬 30분 공연을 마쳤다.



본 공연은 트롯돌 김희재의 <짠짠짠>으로 활짝 열렸다.

'만만한 게 하나 없어

비틀거리는 쓰디쓴 인생.....'인데

지금, '진하게 한잔 받으시오'라고 권하는 가수의 목소리를 한 공간에서 직접 들으니, 가사처럼 아픈 기억, 슬픈 사연일랑 다 잊고 맘껏 돌리고 돌리고 돌리며 '짠짠짠' 그냥 즐기게 되더라.


중간쯤에 앉았다고 좋아했지만, 가수 얼굴은 언제나처럼 멀리 있다.

많은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흥겨운 분위기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이어 서정적이고 감상적인 <미안하오>, 신나는 댄스 트로트 <따라 따라와>를 불러, 사방이 뻥 뚫리고 하늘까지 열린 '하늘마당 분수대'를 환호로 가득 채웠다. 역시 '행사의 달인'다운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준다.



평소 현장 공연엔 따라다니질 못하다 보니, 이날은 공연에만 심취하기로 한다.

사진 찍기와 동영상 촬영도 자연스레 뒷전으로 밀렸다. 

미소 띠고 있는 가수의 입에서 흐르는 재치있는 멘트도 노래처럼 다정했다. 목소리에 적절한 높낮이와 강약이 실려 관중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마지막 곡으로 <풍악>을 울리며 떠나려는 가수를 향해 열혈 팬들이 '안돼' '안돼'를 계속 외친다.

관객들도 함께 '앙코르'를 외치기 시작하니, 가수가 다시 무대 중앙으로 나와서 그의 인생 곡 <돌리도>로  화답했다.


김희재 가수의 마지막 멘트

이천 공연이 끝나자마자, 가수와 희랑별들은 다음 공연장소인 강화도 공설운동장으로 달려가느라 바삐 서둔다. 우리도 마음이야 따라 나서고 싶지만...

미니 콘서트를 흥겹게 즐기고 돌아오는 길, 우리는 죽전 휴게소에서 15분 정도 휴식을 취했다.

이렇게 쉬어가며 천천히 다니는 우리가 강화도까지 어찌 나서겠는가. 그것도 오후 6시 공연이라는데. 

내 방식대로 살아간다. 공연장을 찾는 것도 남과 비교하면 무리다.   


집으로 돌아와 몇 장 찍은 공연무대 사진과 영상을 열어보니, 가수의 얼굴은 면봉보다 조금 크고, 그 모습조차 멀리 보였다.



'더 리슨' 첫 방송, 발라더로 변신한 김희재


30일이 시작된 밤 12시 20분, 피곤에 지친 몸을 일으켜 세워 TV를 켰다. SBS <더 리슨>에 출연하는 성대 미남들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맛있던 꿀잠을 깨웠나 보다.




사회도 잘 보고, 노래도 잘하는 두 남자, 임한별의 유머와 김희재의 재치도 멋졌다.

임한별은 '성대 미남'말고 더 좋은 이름을 함께 생각해 보자더니, 대뜸 '희재와 아이들' 이런 건 안된다고 못 박는다. 입가에 웃음꽃을 절로 피어오르게 하던 샛별처럼 빛나는 멘트에 킥킥거리며 웃었다.

희랑들은 '돼요! 돼요"라고 하려나!

김희재도 한별 형의 멘트에 한 마디 보탠다. '희재와 희며 드는 아이들'로 하자고.


형들이 막내인 희재를 아끼고 배려해 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첫날, 브로맨스 가득 담긴 '더 리슨'의 장면들이 훈훈했다. 앞으로는 허각, 신용재, 김원주, 임한별, 손동운, 주호 등 '성대 미남' 가수들도 응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젠 '연대 미남'말고 '성대 미남'들이라고. 첫 공연 장소가 신촌 거리인 연대 앞이어서~


https://www.youtube.com/watch?v=8qdgQeYGHCU


성대 미남들의 이야기에 심취하다 보니 피곤도 쓱 물러가는 듯했는데.

별안간 TV 하단에 SBS 뉴스특보가 뜬다. 잠시 후, 평화롭던 <더 리슨> 화면 대신 혼란스러운 '이태원 압사 추정 사고' 화면이 뜬다.

사상자가 없길 바라면서도 잠시 기사 내용이 믿기지 않았다.

밀려났던 피로가 다시 엄습해왔고, 참담한 사고 소식에 현실이 암담하게 느껴졌다.

요즘, 세상이 참 어수선하다.

그냥 TV를 끄고 잠자리에 들었다.

<더 리슨> 첫 방송은 재방송이나 유튜브로 보기로 하고. 


그러나 

다음 날 아침, 비극적인 이태원 참사를 접하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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