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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보타닉 뮤지엄에서 가을빛에 물든다!

진해만 생태숲 온실 나무들 사이로 스며드는 눈부신 가을 햇살

by Someday



진해만 생태 숲 오르는 길

창원 주남에서 진해로 넘어오면, 쪽빛 남해와 가을빛 물들어 가는 숲이 반긴다.

진해드림파크는 장복산 산 중턱에 위치한 경상남도 제1호 사립수목원이다. 창원 진해구 장천동 구청사 뒤편 넓은 숲을 일컫는다.

뒤로는 아름다운 천자봉, 앞으론 진해만 눈부신 경치가 펼쳐져 있다. 숲과 바다 풍경을 감상하노라면 절로 낭만이 어우러진다.

아직 때 묻지 않은 천혜의 아름다움을 삥 돌아가며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가을빛 물든 생태숲에서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바다 풍경을 바라보면, 누구나 감탄사를 자아낸다.



진해 드림파크는 난대림 자생지 생태숲을 복원한, 126ha 광대한 진해만 생태숲 자락에 있다.

생태숲에는 아열대 희귀 식물도 약 90여 종이 건강하게 살고 있다.

5개 테마 숲에는 후박나무 등 총 145종 약 7만 본 난대림 수목이 성장하고 있다.

다 둘러볼 순 없으니, 우리는 진해만 생태숲 온실과 보타닉 뮤지엄 만 들러갈 예정이다.



진해만 생태숲 온실


입구에서 바라본 온실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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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 트럼펫 / 비늘고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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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오른쪽, 켄차야자 / 소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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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같이 둥근 '금호 선인장' / 키 큰 '기둥 선인장'


담팥수 나무(단팥수 나무)


키 큰 담팥수는 늘 푸른 넓은 잎과 회갈색 껍질을 갖고 있다.

온실 속 무성한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가을 햇살이 눈부시다.

살며시 맥이 탁 풀리고 나른하다.

살짝 낮잠까지 밀려와, 게슴츠레 뜬 눈으로 '묵'에게 어정쩡한 미소를 보낸다.

'묵'이 웃는다. 자기도 졸리다며. ^^

이 온실은 진해만 생태 숲 일부로, 바로 앞에 진해 보타닉 뮤지엄이 있다.

크게 기지개 한 번 펴고, 보타닉 뮤지엄으로 들어선다.



진해 보타닉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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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에 가보니, 관람요금이 살짝 변경됐다.




알록달록 정원을 장식하고 있는 인형들, 핼러윈 데이 호박, 냥이 인형 등을 둘러보니 어른보단 아이들이 더 좋아할 것 같다.

아, 어른은 아이처럼 순수해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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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들은 좀 무서워할지도 모르겠다.

이승을 떠나지 못하니, 저승으로 갈 수 없는 해골 표정이 좀 복잡해 보이면서도 어리벙벙하다.

많은 생각과 선택을 결정하던 지혜롭던 머릿속까지 텅 비워 낸 해골.

거꾸로 매달린 퀭하니 뚫린 눈 속에서 뜻밖에도 반짝이는 눈동자를 마주한다.

별안간 알 수 없는 측은지심이 오간다.

'더 이상 그런 눈으로 서로 쳐다보지 말자!'라고 말하는 듯하다.

나는 조용히 비켜선다.

이승에서 불편한 모습으로 남아있는 해골 인형이 안쓰러워 보였다는.

가끔 어떤 상황에 너무 깊게 빠지는 내 모습이 좀 우습기도 하다.


카페테리아 앞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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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테리아에서 아메리카노 2잔과 견과 쿠키 한 개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묵'과 사이좋게 나눠 먹는다.

쌉쌀한 커피와 달달한 쿠키가 지친 나그네 피로를 풀어준다.



카페테리아 창가에서 보이는 먼 산과 진해 앞바다


카페테리아 뒤쪽에 있는 이끼 정원


보타닉 뮤지엄 정원 애니메이션


가을 언덕 오르는 계단


전통 솟대와 갈대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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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형 초록 문 / 기념 사진 찰칵!



정원 한쪽 우물가에서 빨래하는 아낙들의 모습이 건강해 보인다.

가을 햇살 저물어가는 것도 잊고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한다.



언덕을 오르는 길,

계속 마주하며 걷게 되는 진해 앞바다 풍경이 곱다.

진해 보타닉 뮤지엄 언덕에서 바라보이는 남해와 먼 산이 한 폭 그림 같다.


하늘길 풍경 스케치


'하늘길'로 오르는 계단


두 발로 걸어서 오르는 '하늘길'은 처음이다.

비행기 타고 가는 '하늘길'보다 낮고 편하고 따사롭다.

두 눈은 가을 풍경을 향해 열리고,

귀 속엔 온갖 새소리로 가득 찬다.

영혼이 맑아진다.




보타닉 뮤지엄 정문 앞, 느긋하게 쉬고 있는 냥이 한 마리.

'하늘길' 돌아 내려오는 길.

뒤돌아보니, 바위조차 가을 옷으로 곱게 단장하고 우릴 배웅한다.

가을은 참 예쁘다.

진해 보타닉 뮤지엄 가을도 참 예쁘다.

'묵'의 두 눈 속에 담긴 내 모습도 가을날처럼 곱다. ㅋ

이제, 바닷가로 내려가 남해와 마주하고 여수로 이동할 예정이다.

진해까지 왔는데, 쪽빛 남해를 가까이 만나지 않고 간다면, 섭섭해서 어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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