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meday Nov 09. 2022

붉은 달이 천왕성을 가린 특별한 개기월식

두 가지 소원을 나직하게 외치며 밤하늘로 날려 보냈다. 

11월 8일(음 10월 15일) 붉은 보름달이 천왕성을 가린 개기월식 우주 쇼가 열렸다.

나는 8시 10분경과 8시 50분경, 2차례 테라스로 나가 장엄한 우주쇼를 '눈곱만큼 작게 보이는 붉은 달'로 아쉽게 바라보았다. 

행성인 천왕성이 달 뒤로 숨는 엄폐(가리어 숨김)가 이루어지는 장관은 현장 영상] "오늘 놓치면 200년 뒤.." 지구 품은 달, 천왕성 가린다 | 개기월식과 천왕성 엄폐 동시 우주쇼 - YTN 유튜브를 노트북으로 계속 켜놓고 안팎을 들락날락하며 병행해서 보니, 그래도 실감이 났다. 


YTN 동영상 캡처 - 붉은 달 뒤로 흰 점이 천왕성이다. 천왕성 엄폐가 시작되기 전 보름달과 천왕성 


8시 10분 후, 폰 카메라 4.6배속으로 찍은 붉은 달
8시 10분 후, 폰 카메라 1.5배속으로 찍은 붉은 달과 금성


달의 위치는 동남쪽에 가깝고, 별은 좀 더 남쪽에 치우쳐 있다. 

내가 바라다 보이는 둘 사이의 거리가 참 멀다. 

나와 달과 별의 거리는 더 까마득하게 멀고. 


YTN 동영상 캡처


달이 붉게 보이는 것은 부분월식 때는 없는 현상으로 개기월식에서만 보인다. 

파장이 짧은 파란빛은 대기에 의해 산란되고, 파장이 긴 붉은빛만 대기를 통과해서 달에 비친다. 

더구나 이번엔 천왕성이 1시간여 동안 붉은 보름달 뒤로 숨어 완전히 가려지는 특별한 개기월식이다. 

이후 200년 뒤에나 일어나는 현상이라니, 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경험이란 생각과 우주의 신비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 2.4~ 4.6 배속으로 찍은 아래 4장의 달 사진 - 달 왼쪽으로 흰 부분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미세하게나마 왼쪽 흰빛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을 카메라로도 느낄 있다. 

배속이 커질수록 사진의 선명도가 낮아지는 내 폰 카메라의 한계가 아쉽다. 


천왕성 엄폐가 진행 중이 상태의 붉은 보름달


*천왕성이 붉은 달 뒤로 사라지고, 달의 왼쪽이 하얗게 빛을 내기 시작한 8시 50~55분 사이 붉은 달 모습  


'충주 고구려 천문과학관' 이태형 교수는 '개기월식과 천왕성 엄폐'에 관한 자상한 설명과 함께 '천왕성 엄폐 시 소원을 말하면 이루어진다'라는  안내도 잊지 않는다. 

나도 소원으로 '우리 가족의 건강!'을 외치며 하늘을 향해 날려 보냈다. 

더해, 소시민이지만 '어지러운 현 시국의 해결을 간절히 바란다'라고, 긴 꼬리를 매달아 한 번 더 날렸다. 

두 번째 소원은 너무 무거워서 붉은 달까지 제대로 도달하려나 걱정을 하면서..... 


1,7 배속으로 찍은 달과 금성 - 9시가 돼가면서 붉은 달의 왼쪽이 많이 흰색으로 빛난다.


https://www.youtube.com/watch?v=W5hEC2EVvwM


매거진의 이전글 퇴사가 '자유와 해방'이라는 MZ세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