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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May 01. 2023

세젤예 꾸미, '타요 주차타워' 쥔장이 됐어요.

 꾸미는 버블건 명사수, 할아버지랑 즐긴 비눗방울 놀이

봄엔 새털같이 가볍게 걷고 싶다, 몸의 어느 한구석이 불편하다 해도.

봄볕 가득 내리는 거리를 내려다보면 세상이 꿈틀꿈틀 살아 숨 쉰다.

실제, 매사에 줄어드는 욕심 때문인지 언제부터인가 삶이 가볍게 느껴진다.

그 많던 욕심은 다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분수에 넘치게 무엇을 탐내거나 누리고자 하던 마음을 길바닥에 줄줄 흘리고 다니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흘렀다.

앙금처럼 남아있던 미련조차 살아갈 날들이 줄어드는 만큼 비례해서 가벼워진다.

그냥 물 흐르듯 편하게 지낸다.

이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일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이 생각 저 생각 접고, 이 눈치 저 눈치 안 보고.

삶을 마감하는 그날까지 욕심과 앙금을 털어내며 잘 조절하며 사는 것이 맞다. 

가슴이 넓어지고 머릿속이 맑아지는 이런 날엔 새털같이 가볍게 걷는다.




지난 토요일 내린 비는 소리 없이 보슬보슬, 가랑비로 내리더니 이슬비처럼 스며들다 멈췄다.

'묵'과 나는 그런 가랑비 속을 달려가 손녀 꾸미를 만났다.

우리 세젤예 꾸미가 벌써 31개월을 꽉 채운 어린이가 됐다.

올해는 어린이날을 맘껏 즐겨도 될 듯한 꾸미의 자태가 할미 눈엔 그저 사랑스럽기만 하다.

우리가 준비한 꾸미의 어린이날 선물은 '빙글빙글 타요 주차타워'다.

할아버지랑 꾸미 맘이 뚝딱 조립해서 세운 주차타워가 웅장(?) 하다.

우리 꾸미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진짜 주차타워를 세워준 듯한 뿌듯함이 들었다는...  


할아버지와 꾸미의 완벽한 케미!


꾸미의 '타요 주차타워'에서 할아버지와 손녀가 미리 어린이날을 흠뻑 즐겼다.

꾸미 맘이 추천한 '뽀로로 몰'에서 구입한 주차타워.

조립에 손이 많이 가긴 해도 꾸미가 좋아하니 만족스럽다.

4월 25일 주문, 28일 할미 집 도착, 29일(토) 할아버지가 꾸미네 집으로 날랐다.

미리 주는 어린이날 선물이지만, 할아버지 손으로 직접 들어다 주는 것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해서!



꾸미는 할미랑 엄마가 샘날 정도로 할아버지를 좋아한다.

'묵'은 꾸미 맘이랑 외삼촌 어릴 때도 없는 시간 쪼개, 아들딸을 무척 잘 돌보아주고 놀아줬던 아빠였다.

기저귀 갈아주기, 목욕시키기는 나보다 더 꼼꼼하고 안전·완벽하게 해서 늘 든든한 힘이 되어 주었다.

그 시절 대부분의 아빠들은 주 6일을 꽉 채워 일하고도 잔무 처리하러 일요일도 반납하곤 하던 때였다. '묵'이 아이들을 보살펴 주곤 할 때마다 초보 엄마인 나는 크게 위로를 받곤 했다.


꾸미는 버블건 명사수


이슬비도 물러갔으니, 씩씩하게 놀이터로 출동한 꾸미.

우비까지 차려입고 놀이터로 나섰다.

할아버지 앞에서 버블건을 쏘아대며 명사수 솜씨를 드러내는 꾸미 모습이 귀엽다.

옹알이하던 오동통 꾸미 팔다리가 쑥쑥 길어지고,

어느 날부턴 수다쟁이가 되는가 싶더니 이렇게 어린이 포스를 뽐낸다.

감기 기운이 있어서  자꾸 콧물을 흘리는 꾸미,

그래도 징징대지 않고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니 더 대견스럽다.

다 천천히 느리게 가도 좋으니, 감기쯤은 빨리 쫓아내 버리자.

"꾸미야! 항상 건강하기만 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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