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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Aug 15. 2023

계족산 황톳길 맨발로 걷기 /'성심당 빵 맛은 어때?'

황토로 조성된 맨발 트래킹 명소 / 짭짤하고 향긋한 명란 바게트 빵 맛 


계족산 황톳길


계족산 입구로 들어서자, 도로와는 퍽 다른 온도 차를 느낄 수 있었다. 

서늘할 정도로 시원하게 느껴지는 녹색 숲의 싱그러움이 참 좋았다.



계족산 황톳길은 2006년, 총 14.5km 임산도로에 질 좋은 황토 2만여 톤을 투입, 조성된 맨발 트래킹 명소이다.

발끝부터 황토의 시원한 기운이 올라와 한여름 무더위를 식히기 좋은 곳이다. 

황톳길 경사가 완만해 맨발로 걷기 딱 좋은 곳이지만, 전날 태풍 '카눈'이 지나쳐간 흔적이 남아있었다.  

폭우로 황토의 질척거림이 묽으면서도 무거웠고, 올라갈수록 자잘한 돌멩이들이 밟혀 발바닥이 아팠다.  

내 두발은 열심히 걸고 있었지만, 한발 한발 내딛는 다리 위 온몸이 묵직하게 누르고 있는 듯했다. 

결국 맨발 트레킹은 30분 정도나 했으려나!

세족장에서 발을 씻고 다시 신을 신었다.  



세족장으로 가는 길


고인 물이 아닌데도 진흙 색을 띠고 있다. / 세족장에서 씻은 발을 잠시 말리고 있는 '묵'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내가 쉽게 피로를 느끼니- 우리는 황톳길만 걷고 돌아왔다. 

황톳길 트레킹을 즐기려면 편한 복장과 신발 외 수건을 한 장 가져가면, 씻은 발을 닦을 때 요긴하다. 



오후 3시 30분경, 돌아갈 길을 걱정할 정도는 아닌 비가 몇 방울 떨어지다 말았다. 

선크림조차 바르지 않고 가볍게 나선 길, 

산바람이 적당히 서늘했고, 회색빛 구름도 따가운 여름 햇살을 잘 막아 주었다.

나중에 황토가 좀 더 고르고 부드러울 때, 흙의 농도가 살짝 쫄깃해질 무렵 다시 찾기로 하고 이날은 딱 즐길 정도만 걸었다.

8월에 이렇게 걷기 좋은 날도 흔치 않을 듯.


성심당 본점

대전에 왔으니, '성심당'엔 꼭 들려가야 할 것 같았다. 

중앙로에 있는 본점은 평소에도 분비는 곳이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던가. 

이날은 '2023 대전 0시 축제'가 열리는 날이었다. 

어찌나 붐비던지,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겨우 성심당 카페 주차장에 닿을 수 있었다.


카페를 가로질러 성심당으로 나서니, 빵을 사기 위해 기다리는 줄이 두 겹으로 건물  왼쪽 골목과 입구 쪽을 칭칭 둘러 감고 있었다. 

30분 정도 기다리다 매장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기다리지 말고 그냥 돌아가자."던 '묵'은 매장으로 들어서자, 사람이 싹 바뀌었다. 

이왕 들어왔으니 빵을 많이 사라고 부추긴다. 

'아! 내일(일요일), 꾸미네 가족이 할아버지 생신 축하 겸 놀러 올 테니, 좀 넉넉하게 사긴 해야겠다.'

무더운 골목 수많은 사람들 틈에 서서 기다리다 보니 이미 피곤해진 탓인지, 내일 우리 꾸미가 온다는 사실도 미처 생각 못 하고 있었다. 

암튼 튀김 소보로(곰보빵), 부추 빵, 참치 소보로, 소금 빵, 명란 바게트, 카스텔라, 모카빵, 애플 브리치 바게트, 야채 고로개(크로켓) 등을 몇 개씩 담다 보니, 6만 원이 훌쩍 넘어버렸다. 


2023대전0시축제 안내문 / 빵을 사기 위해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 / 주차장에서 바라본 성심당 카페

사진 찍기를 즐기기도 하지만 

골목에서 땀 흘리며 기다리다 보니 폰 카메라를 누르는 것 외, 딱히 할 일도 즐길 거리도 없었다. 


성심당 매장 밖


시계방향, 튀김소보로 세트 박스/소금 크로와상 등/소금 빵, 명란 바게트/카운터/ 애플 브리치 바게트/ 야채 고로개, 튀소구마 등  


성심당 카페 1층 입구/ 카페 2층

성심당 빵 맛은 그 유명세에 걸맞다. 

줄 서서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우리가 골라온 빵도 다 맛있었다, 물론 개인 취향대로 고른 빵이지만.

그중, 나는 명란 바게트를 제일 좋아한다.  

고소한 바게트 빵 안에 담긴 살짝 짭짤하고 향긋한 명란 맛이 은근히 중독적이다. 

건강한 부추 빵과 참치 고로개는 성심당만의 특별한 빵이 아닐까? 

소금빵의 담백한 맛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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