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마다 칸 영화제가 열리는 멋진 곳
이른 아침 니스를 출발, 에즈로 갔다 생폴 드 방스에 들려, 오후에야 칸(Cannes)에 도착한다. 오늘도 강행군이다. 칸느는 지중해에 접한 코트다쥐르(Côte d' Azu)에서 생폴 드 방스와 니스(Nice)로 이어지는 휴양지이다.
니스 남서쪽으로 약 30km 떨어진 곳으로, 중세부터 19세기 말까지 농업과 수산업이 중심인 곳이었다.
1834년쯤부터 국내외 귀족들이 별장을 세우면서 고급 리조트로 변해왔다. 칸은 프랑스에서 두 번째 중요한 비즈니스 도시이며, 오늘 오전 방문했던 중세 유럽 마을들과 전혀 다른 현대적 분위기다.
라 크루아제트(La Croisette) 서쪽 끝에 있는 팔레 데 페스티벌에 데 콩그레(Le Palais des Festivals et des Congrès)는 세계 4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 영화제가 개최되는 이 전당의 정식 이름이다.
팔레 드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에서는 연중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며, 평소에는 카지노와 영화관, 관광 안내소 등으로 이용된다.
이 현대식 건축물 주변을 따라 세계적인 유명 배우들 핸드 프린팅 동판 거리도 칸의 또 하나 명물이다.
에토레 스콜라(Ettore Scola)는 이탈리아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 우리에겐 생소한 이름이다.
실베스터 스탤론(Sylvester Gardenzio Stallone, 1946. 07~ )은 미국 배우이자 영화감독. 별명은 슬라이(Sly) 혹은 이탈리아의 야생마(Italian Stallion)다. 록키와 람보 시리즈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랑베르 윌슨(Lambert Wilson, 1958. 08~ )은 프랑스 중견배우. 1983년 '사하라'에서 브룩 실즈와 함께 주연을 맡았다. 별들의 길(Le Chemin des Étoiles)을 빠르게 지나치다 보니 그냥 이 세 사람의 손이 내 눈에 잘 뜨였다고 하겠지만, 랑베르 윌슨에겐 관심이 간다.
칸 해변은 점심 식사 후 각자 돌아보기로 하고, 크루아제트 대로 이면 거리에 있는 중식집으로 향한다.
아침 식사를 간단하게 마치고 일찍 움직이다 보니, 좀 늦어지는 점심 식사는 웬만하면 다 맛있게 먹는다. '시장이 반찬'이라지 않던가!
칸 라 크루아제트는 바닷가를 마주하며 길게 뻗은 해변 산책로다. 크루아제트 대로에는 최고급 호텔, 고급 레스토랑, 명품 부티크 등 백만장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고급 매장이 즐비하다.
우리 같은 평범한 관광객은 구경만 하며 걷기에도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인처럼, 칸에 왔으니 칸 멋쟁이가 되어 당당하게 걸어본다. 짧은 여행기간이었지만, 남 프랑스인들 패션감각이 이탈리아 인들보다 뛰어나 보인다.
세계적인 스타들이 몰려드는 도시답게 화려한 명품거리는 칸의 자랑이기도 하다. 내로라하는 명품 브랜드들이 다 모여있는 거리에서 나는 아예 모르는 브랜드들도 많다. 뭐 상관없다. 어차피 명품을 사도 이런 곳에선 사지 않을 테니까. 우린 피렌체 더 몰 아웃렛 매장이 더 좋더라!
빠른 걸음으로 크루아제트 대로를 걸은 것은 해변까지 다 둘러볼 시간이 부족해서이지, 이 길에 주눅이 들어선 아니다. 우린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동쪽을 향해 걸었다. 칸에서도 가장 화려한 곳이다. 팔레 드 페스티벌의 서쪽 구시가는 소박하고 평범한 곳이다.
해변공원과 해변을 구분 지을 필요는 없다. 그냥 들고 나면서 즐기면 된다. 팔레 드 페스티벌 앞에서 해변공원으로 들어서서 해변으로 갔다. 해변공원 같은 장소를 몇 번 지나치며 오가다 보니 폰 카메라에 사진 담긴 순서가 좀 애매하지만, 그냥 편한 대로 올린다.
긴 모래사장을 따라 조성된 칸 해변공원 앞으로 탁 트인 지중해가 펼쳐진다. 우리는 니스에서 한 낮 해변을 즐기지 못했으니, 칸에서 지중해 해변을 짧고 강렬하게 즐긴다.
- 이리저리 흔들리며 비틀거려도 즐거워!
어쩜 하늘이 이토록 파랄까?
구름 한 점 없다. 구름조차 열정적인 지중해 해풍에 날려 하늘로 바다로 다 빨려든 것 같다.
지중해 햇살은 또 어찌나 사랑스럽게 빛나던지! 해풍은 우릴 흔들며 환영하고, 태양은 우릴 따사롭게 껴안고 사랑한다고 속삭인다.
그런데 이 풍경 낯설지 않다. 지중해 물결도 먼길 돌아가면, 동해 짙푸른 바다와 우연처럼 만나겠지.
오늘 이 눈부신 햇살도 경포대 앞바다 그 태양일 것이다. 우리는 멀리 또 가까이 모두 이어져 있다. 살아가는 이야기까지도.
해풍과 파도가 우리를 어찌나 격하게 환영하는지, 품에 안고 이리저리 흔들어 댄다. 쓰러질 듯 비틀거리기도 했지만, 이런 환호성은 우리도 대환영!
칸은 남프랑스 코트다쥐르 여행의 마지막 도시다. 명품거리와 지중해 해변 말고 특별한 역사적 이야기를 담은 유적지는 없다. 칸 영화제 기간에 들려 영화라도 몇 편 골라보고, 며칠간 푹 쉬어갈 수 있다면 정말 멋진 곳이다.
그러나 우리 같은 단기 체류자는 없는 시간 쪼개가면서 굳이 들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남프랑스까지 와서 칸을 방문하지 않고 가면 섭섭하겠지만.
유명한 칸 해변이 강릉 경포대 해변보다 더 멋있거나 아름답진 않다. 내겐 다 특별하고 각기 귀한 장소지만. 잠시 명품거리에서 현지인처럼 위풍당당 걸어봤지만, 쇼윈도의 명품들은 그냥 그림의 떡, 화중지병(畵中之餠)이더라! 물론 그래서 더 기억에 남을 칸의 추억도 소중하다.
칸의 여정은 분주했으나, 오늘(3월 8일) 조금 일찍 숙소가 있는 니스로 돌아간다. 니스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다.
오늘 밤엔 단체 저녁식사 불참을 미리 가이드에게 알렸으니, 우리 둘만의 만찬을 즐길 예정이다.
남프랑스까지 왔는데, '식용 달팽이와 개구리 요리'는 먹어보고 돌아가야 할 것 같다.
숙소로 돌아와 제일 먼저 한 일은 니스 해변 쪽, 달팽이 요리 전문 레스토랑을 호텔 매니저에게 묻고 추천받은 것이다. 그녀는 자세한 위치 설명과 주소, 그리고 만약을 위한 세심한 배려로 우리가 묵는 숙소 전화번호 적힌 명함까지 건네준다. 구글 지도에 주소 입력하고 쉽게 찾아갔지만, 그녀의 친절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다음 이야기는 니스에서 즐긴 마지막 밤, 주주와 레드루의 남프랑스 만찬과 깊은 밤 니스 해변의 추억을 더듬어 본다.
칸을 발견하기 DISCOVER CANNES
https://www.cannes.com/fr/culture/musees-et-expositions.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