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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May 09. 2024

가족이 함께 보낸 어린이날 연휴, 꿈같던 반나절

잘 먹고, 열심히 노는 꾸미가 우리에겐 기쁨이며, 행운이다.

어제 어버이날은 평소처럼 혼자 보냈다. 

이미 지난 연휴 분가한 가족을 만나, 식사하고 덕담 나누며 축하금까지 받았으니...

오전엔 성정 평생학습관에서 우쿨렐레 '슬로 고고' 리듬을 익히며 '백일몽' 노래를 열심히 불렀다. 

수업을 마치고 일행 4명과 '들꽃 밥상'에서 백반정식으로 점심 식사를 즐겼다. 

모두들 연휴에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오늘은 카톡 인사받은 것으로 끝이라고들 했다. 어쩜 모두 비슷한 어버이날을 보내고 있었다. 

배불리 먹고, 40여 분을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일부로 천안 축구장과 천안천 산책길을 따라 걸었다. 그리고 나도 딸이 보낸 카톡 속 카네이션을 다시 열어보았다.   


우리 꾸미 다시 아기가 됐네!

5월 4일 단출한 가족이 모였다. 꾸미네 가족은 12시 20분경 도착했다. 

우리 집으로 오는 도로가 평소보다 막혔다는데, 엄빠보다 세젤귀 꾸미가 더 피곤해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꾸미는 밖으로 나가기 싫다며 그 이유를 하나씩 늘렸다. 

걷기 싫고, 밖에서 먹는 밥은 맛없고, 할머니 집에서 밥 먹을 거고, 집에서 레고 갖고 놀 거고, 졸려서 그냥 여기서 잘 거란다.   

할아버지는 꾸미가 타다 우리 집에 그냥 보관하고 있던 유모차를 펴서 현관 밖에 대령했다. 

걷지 말고 '꾸미 전용 자동차' 타고 가자고.

솔깃했던지 크게 인심 쓰는 척하며 따라나선 꾸미. 현관 앞에서 얌전하게 유모차에 올라타더니 다시 아기가 됐다.  



'효자동 솥뚜껑'에서 점심 식사

3)할아버지와 종알종알 이야기 나누는 꾸미 / 2)유모차 타고 나선 길 /1)현관 앞에서 유모차에 탄 아기 꾸미

우리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효자동 솥뚜껑'집으로 갔다. 

유모차에서 내리자마자 다시 5살 유치원생 언니로 돌아온 꾸미, 돼지고기도 갑오징어 숙회도 맛있게 먹었다. 암튼 피곤해하던 기색도 싹 사라졌고, 밥도 잘 먹었다. 

'효자동 솥뚜껑'에서는 식사비 결제가 8만 원이 넘으면 영화표 할인티켓을 준다. 이 티켓은 아들에게로 갔다. 친구와 테이트 할 때 쓰라고.  추가로 뽑기도 하는데, 이날은 과일 맛 스틱 캔디 8개를 받았으니 꾸미가 무척 좋아했다. 꾸미는 딸기맛을 제일 좋아하는 데, 딸기맛 캔디도 있어서 다행이었다. 

가족 모두가 스틱 캔디를 입에 넣고 밖으로 나섰다. 

꾸미는 다시 유모차를 타고 아기가 됐다.

우리는 천안 역사를 가로질러 타운홀 47층 전망대 갤러리 카페로 갔다. 


'천안 타운홀' 갤러리 카페

왼쪽 흑성산 아래로 독립기념관 /  천안역과 1호선 철길 / 유모차 타고 천안 타운홀 전망대로 가는 꾸미

어린이날 대체 연휴가 이어진 토요일이어서 그런지, 카페는 앉을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볐다. 

의자를 모아놓고 겨우 입구 쪽에 자리를 잡았다. 

꾸미는 조각 케이크가 없는 카페라는 것을 뒤늦게 인지하고 섭섭함을 감추지 못했다. 

나중에 딸기 케이크 있는 카페도 갈 거니까 너무 서운해하지 말라고 여러 번 귀띔해 주었다. 



스카이워크를 바삐 걷는 꾸미
46층도 둘러보고,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꾸미와 할아버지, 아빠의 행복한 모습, 애니메이션


천안 타운홀 갤러리 카페에서 즐거운 시간

초고속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꾸미는 씩씩하게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천안역사 / 씩씩하게 걷는 꾸미 / 뚜쥬루로 가기 위해 레고를 담아 들고 나선 꾸미


'뚜쥬루 과자점'

꾸미 삼촌은 먼저 떠났고, 집에 도착한 꾸미는 레고 조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꾸미는 벌써 '카페'를 그냥 까맣게 잊고 있었다. 

이번엔 어른들이 나서서 카페 가자고 꾸미를 졸랐다.  

결국 꾸미는 조립하던 레고를 비닐봉지에 담아 들고 서야 일어났다.



뚜쥬루 2층 카페에서 레고를 조립하겠다던 꾸미의 굳은 의지도 생딸기주스와 뚜쥬루 빵 맛에 사르르 녹아내렸다. 잘 먹고, 열심히 노는 꾸미가 우리 부부에겐 기쁨이며, 행운이다. 

할아버지는 꾸미가 좋아하는 빵을 따로 골라 담아, 꾸미 맘 품에 안겨주었다. 

우리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게 해준 꾸미에게 오히려 고마울 뿐이다. ^^


하루 해는 짧았고, 꾸미 가족은 집으로 돌아가면서 자전거 매장에도 들리겠단다. 

꾸미는 벌써 세발자전거를 졸업한 지 오래됐으니, 보조바퀴 달린 두 발자전거가 필요했다.

우리는 뚜쥬루 주차장에서 짧은 이별 인사를 나눴다. 

꾸미가 날리는 하트 손가락에서, 정말 사랑의 하트가 날아와 우리 부부 심장에 콕콕 박혔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기억 속에 꾹 남겨둔 하루였다. 

'꾸미야, 우리도 너처럼 건강하게 살아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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