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탁 트이는 바다와 설치 미술의 조화
'아비지 갤러리'에서 가슴 탁 트이는 바다와 설치 예술품의 조화를 만난다!
아비지 갤러리는 '하슬라 뮤지엄 호텔' '아비지동'1층에 위치한 특별 전시관이다.
아직 체크인 전인 오전이었지만, 같은 건물 206호에 묵을 예정이었기에 1층으로 내려오면, 곧 아비지 갤러리에 닿는다.
현대미술관으로 내려가기 전, 다양한 설치미술과 전시된 조각을 감상할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었다.
'아비지 갤러리'는 황룡사 목탑을 지었다는 장인 '아비지'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바다를 마주하고 예술품들을 가까이하다 보니, 그 조화로움에 혼자 작은 탄성을 질렀다.
푸른 동해, 천혜의 환경이 안겨주는 전망 배경으로 작품의 격까지 더 쓱 올라갔다.
'에그, 이 무시무시한 하마는 왜 여기 있지?'
커다란 은빛 송곳니를 드러내며 포효하는 거대한 하마를 대면하니, 순간 발길이 움찔했다.
나무로 하마 모양의 프레임을 만들고 그 위에 스테이플러 칩을 하나하나 박아 완성한 작품이다.
잘려 나간 하마의 등 위에 쌓인 검은색 의자가 산더미처럼 묵직해 보인다.
누구든 고슴도치를 건드리면 스스로 산더미 같은 가시를 돋게 한다.
그러나 고슴도치 스스로도 저 무게를 견디기 힘들어 보인다.
인간이 자연을 괴롭히면 자연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서로 통할 수 있을까?
양태근 작가의 이 하마는 우리에게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관한 메시지를 뚝 던졌다.
수많은 볼록거울이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반짝반짝 빛을 발하고 있다.
볼록거울 속에는 무지개처럼 펼쳐진 맞은편 원색의 천들이 들어가 흔들린다.
자연스레 무한대의 이미지가 생성된다.
한없이 큰 자연의 에너지와 영속성을 표현한 박신정 작가의 작품이 눈부셨다.
아비지 갤러리엔 이색 작품들로 가득 차 있다.
창 너머 아름다운 동해는 이 건물 철구조물에 의해 자연스레 나뉘었고, 관람객의 동선에 따라 그 나뉘임도 늘 변했다.
그런 통창을 삥 둘러 서 있던 설치미술품들과 바다는 기막힌 조화를 이뤄냈다,
자연의 바다와 설치작품의 이질적인 소재조차 친환경적인 어울림을 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다양한 전달이 관람객들의 미세한 감각을 슬쩍슬쩍 더 흔들어 놓았다.
아비지 갤러리에서 지하로 내려가면, 현대미술 1관에 닿는다.
현대미술은 자치 난해할 수도 있는데, 최소의 정보로 자율적인 감상을 권하는 것이 좋았다.
자율적인 것은 참 좋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전시된 작품과 작가의 성향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작품 설명에서 살짝 불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론, 작품에 몰두하다 보면 작품 설명을 찾기 힘들기도 했고, 설명이 있다 해도 그 크기가 명함 정도이기도 하니(현대미술관으로 내려갈수록 더), 나 같은 사람은 화려한 전시장 조명 아래서 '설치미술' 까막눈이에 가까웠다.
이 작품들을 천천히 감상하며 계단을 내려가면, 지하 1층에 있는 현대미술 1관이 있다.
"현대미술 1관 감상은 다음 포스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