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는 코미디 영화
개요 코미디 / 프랑스 / 90분 / 2017. 08 개봉
감독 프레드 카바예
출연 대니 분(프랑수아 고티에), 로렌스 아르네(발레리), 노에미 슈미트(로라)
<페니 핀처>는 가슴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는 코미디 영화다. ‘페니 핀처’는 프랑스어로 구두쇠란 뜻. 주인공 프랑수아는 통장에 쌓이는 잔고만 바라보며 사는 구두쇠다.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고 남들 다 하는 연애도 못하니 애인도 없다. 누굴 만나는 즐거움보다 만나서 써야 하는 돈이 더 아깝기 때문이다.
프랑스 국민 배우 대니 분이 프랑수아로 변신, 능청스러우면서도 따뜻한 연기를 선보인다.
바이올린 연주자로 살아가는 짠돌이 프랑수아에게 오랜만에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첼로 연주자 발레리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즈음 생면부지 딸 로라가 나타나 프랑수아를 혼란스럽게 한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구두쇠로 살아가던 프랑수아가 두 여자를 만나면서, 조금씩 바뀌어 가는 과정이 우습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지만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그는 밤에도 전등을 켜지 않고, 창 밖 가로등 불로 살아간다. 우리도 어떤 초여름 밤엔 가끔 창문을 다 열어놓고 불을 끄고 TV를 보기도 하지만, 프랑수아는 매일 밤마다 전등을 켜지 않고 지내는 생활에 아주 익숙하다.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텐데!
식사는 항상 유효기간이 지난 식품을 싸게 구입해서 만들어 먹는다. 마트에서는 할인쿠폰을 알뜰살뜰 모아두었다 활용한다. 언제나 같은 옷만 입고 다니는 단벌 신사다. 냉난방도 할 리가 없다. 호감 가는 이성을 만나도 데이트 비용이 아까워 사귀지 못한 답답한 구두쇠다. 이런 꽉 막힌 인생을 살다 보니, 프랑수아는 돈이 인생 목표가 되어버렸다. 프랑수아 자신은 나름 합리적인 소비자라고 생각하지만, 주객이 전도된 그의 삶을 바라보면 우습기도 하고 딱하기도 하다.
딸 로라는 아빠에게 '사람들에게 마음을 좀 여시라.'라고 조언한다. 아빠는 '너무 늦었다'라고 대답하지만, 로라는 “세상에 너무 늦은 건 없다.”라며 긍정의 말을 건넨다.
딸 로라가 프랑수아 집으로 들어와 살게 되면서, 그는 멕시코 고아들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후원자라는 오해를 받는다. 아끼고 또 아껴서 남모르게 거액을 기부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자신의 아빠라고 생각한 로라는 아빠 프랑수아가 무척 자랑스럽다. 구두쇠가 익명의 기부자로 잘못 전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웃음과 감동을 전한다. 프랑수아는 여전히 구두쇠로 살아가고, 발레리와 데이트 비용도 아까워 벌벌 떤다.
그러나 프랑수아는 딸 로라를 통해, 주위에 근검절약하는 친환경주의자로 알려지게 되고, 평소 그렇게 아낀 돈을 멕시코 고아들에게 보내는 익명의 후원자로 드러나면서 마을 사람들로부터 존경까지 받게 된다. 프랑수아가 잘못 알려지는 자신의 실체에 대해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도 무척 코믹하다. 짠돌이 구두쇠가 기부를 생활화하고 있는 후원자로, 친환경주의자로 둔갑하게 되다니.
이런 오해를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지 프랑수아는 난감하고 힘들다. 그러나 프랑수아는 실제 자신의 모습과 전혀 다른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을 계기로 실제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바뀌어진 삶을 살게 된다.
아직은 이미지보다 돈이 훨씬 더 중요한 프랑수아지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라도 그런 이미지에 조금씩 적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그는 비로소 딸 로라와 연인 발레리를 통해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영화 끝나갈 즈음, 가족관계에서 뜻밖에 반전도 생기지만, 그 과정을 통해 프랑수아는 로라에게 제대로 된 아빠로 거듭나게 된다. 점차 인간적으로 변해가는 그의 짠한 모습을 통해 관객들도 함께 성숙해가는 기쁨을 얻는다.
우리 속담에도 '돈이 없으면 적막 공산이요, 돈이 있으면 금수강산이라' 했던가! 모두가 돈 돈 돈 하며 정신없이 사는 세상이다. 그러나 제대로 쓰이지 않고 쌓기만 하는 돈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돈은 돌고 돌고 또 계속 돌아야 한다. 어지럽게 돌아도 제대로 돌아가야 세상사 사리를 분별할 여유도 생기는 법이다.
<페니 핀처>는 돈의 가치와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구두쇠 프랑수아는 어눌함과 유쾌함 속에서도 따뜻한 감성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