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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Lee Feb 12. 2023

버펄로 X 3 = ?

Buffalo buffalo buffalo...

Mark Forsyth 마크 포사이스의 <걸어 다니는 어원사전>을 보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1. buffalo라는 단어는, 고대 그리스어 boubalos(아프리카 영양의 일종)에서 왔다.

한 때, 유럽에서는 Buffalo가 모든 소 종류를 지칭했다

2. Buffalo는 미국 동북부 뉴욕주에 있는 도시 이름이기도 하다.

3. buffalo는 미국 속어로 괴롭히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4. 북아메리카 탐험가들은 아메리카들소(bison)를 유럽 소와 같은 종이라 넘겨짚고 buffalo 라 불렀다.


Buffalo x 3 = buffalo Buffalo buffalo = (누가) 버펄로에 사는 버펄로를 괴롭히다.라는 뜻이 된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버펄로대학교 한 언어학자는...

'버펄로에 사는 바이슨이 그 도시의 바이슨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나서 또 다른 바이슨에게 분풀이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Buffalo buffalo Buffalo buffalo buffalo buffalo Buffalo buffalo. 가 된다고 했다.

(Buffalo bison (whom) Buffalo bison bully (then) bully Buffalo bison. (p.121)


단어 하나로 이렇게 긴 문장을 만들어낸 언어학자는 혼자서 얼마나 재미있어했을까.


마크 포사이스 역시, 단어의 어원에 'buff' (광) 적인 수준이다. 그의 가족과 친구들이 그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가는 어원 이야기에 질려, 정신병원의 차선책인 출판업계의 힘을 빌어 그로부터 자유로워졌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그와 식사를 함께 하게 된다면, 음식이 따뜻할 때 먹기는 어려울 듯하다. 그러나 와인으로 시작을 한다면 밤이 새는 줄 모르고 그의 이야기에 빠질 것 같다.


biscuit 비스킷이 프랑스어로 '두 번 구웠다'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우리에게 두 번 구운 양반김이 있다면 그들에겐 비스킷이 있다는 사실. 비스킷을 먹으면서 어원을 묻거나 알고자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게다가 비스킷 먹다가 이런 얘기 꺼내면 좋아할 사람은 더더욱 없겠지만...

읽고 나면 왠지 박식해진 느낌이 드는 배부른 책이다.




이 짧은 글을 쓰는 동안, 신랑과 아들이 오랜만에 상봉하여 좀비 숨바꼭질을 하며 정신을 쏙 빼놓았다. 아이보다 신랑 뒤꿈치 소리에 신경이 더 쓰인다. 아이는 오늘 유난히 '갑자기' 란 단어를 문장마다 넣으며 재미있어한다. 갑자기 목이 마르고 갑자기 응가가 마렵다. 갑자기 딸기가 먹고 싶고. 그러자, 노트북 위로는 딸기 씻은 그릇이 지나가며 키보드 위로 물방울이 떨어졌다. 이 두 남자가 어떤 상황에서도 글 쓰는 훈련을 해주려는지… 주문한 적 없는 노력도 여러 가지다. Please!! 이제 진정하고 코 잘 시간이라고 하니, 아이는 커튼을 연신 걷어보며 볼멘소리를 한다.


"아 왜 이렇게 계속 밤이야. 해님 나는 게 좋은 데..."


계속 밤인데.... 넌 왜 여태 놀고 계시냐고요. 현재시간, 밤 11:20분. 

아이는 결국, 자정이 넘어서야 잠이 들었다. 

이제, 낮잠은 없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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