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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Lee Mar 30. 2023

무모함을 덜어낸 용기

이름하여 courage

Courage is starting over.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용기는

새끼 강아지가 호랑이 무서운 줄 모르고 깡깡 짖어대는 무모함이 아니다.

두렵고 떨리지만, 도망가고 싶은 마음 붙잡아 한 발 내딛는 것이 용기다.

다만,

알면서도 끝내하지 못하기도, 내디뎌 봤는데 자꾸 넘어지기도 하다 보니...

용기(勇氣)를 퍼낼 마음의 용기(容器)가 자꾸 작아진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단련을 해야 한다.

다양한 종류의 용기(courage)를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용기 안내서.

<COURAGE> by Bernard Waber

아이도 이 세상이 처음이라 순간순간 두려울 때가 많다.

아이에게... 그리고 내 속의 작아진 용기에게도... 으쌰으쌰 믿음의 응원이 필요할 때 함께 보면 좋겠다.


작가가 들려주는 용기의 예 하나.

9회 말 동점 투아웃에, 1루 2루 3루 모두 선수들이 나가 있는 상태에서 마지막 타자로 나서는 것. 심장 쫄깃해져서 지켜보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순간에, 그 떨림을 컨트롤하고 batbox(배터박스)에 당당히 들어서는 것.


작가가 들려주는 용기의 예 하나 둘 더.

나쁜 습관을 멈추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꿈을 위해 매진하는 데도 당연히 용기가 필요하다. 매 순간,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가려던 길을 간다는 것이 쉽지 않기에, 곁에 한 권 두고 수시로 용기 충전하시길.


 https://www.youtube.com/watch?v=QMR7j6aBdQY


해가 바뀌면서 아들의 교실이 1층에서 2층으로 바뀌었다. 처음으로 혼자 계단 올라가던 날, 낯설고 무서웠는지 아침마다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했다. 등원차량은 기다리는데 아파트 단지로 도망을 다녀서, 차량 선생님과 난데없이 조깅을 함께 해야 할 때도 있었다. 3월 한 달 내내, 계단이 무섭다고 하다가, 이제는 혼자서도 갈 수 있다고 하다가, 다시 무서워서 가기 싫다고 하면서도 결석한 날은 단 하루였다.

 

계단 무서운 것이 이유였든, 그저 유치원이 가기 싫었든 혹은 그냥 집에서 더 놀고 싶었던 것이 진짜 이유였든, 제 안의 두려움을 끌어안고 이리저리 다독여 보며 발걸음을 떼어준 아들에게 용기대장 스티커를 한 장 발급해 주어야겠다.


추신:

무모함을 덜어낸 '용기'에 좀 더 담을 것이 있다고, 케네디 대통령께서 중요한 메모를 남겨놓고 가셨다. 노력과 용기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니, 목적과 방향성. 무엇을 위해 어디로 왜 가는 것인지. 확실히 정하고 가라고 하신다. 어렵사리 낸 용기와 노력을 들였는데 자꾸 헛스윙이 나오면 맥 풀리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말이다. 노파심에,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체크도 꼭 하고 가시길. 이루어낸 사람들에게 배우면서, 자신의 방식에 대한 확신과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계속 가보는 거다.


Efforts and courage are not enough
without purpose and direction.

                               John. F. Kennedy.  


COURAGE 용기야 미안하다. 너를 제목으로 해놓고, 마무리를 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해버렸다. 정갈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도려내는 용기도 필요한데…


용기가 말한다. 목적과 방향성에 맞게 쓰라고. 추신으로 붙였으니, 넘어간다고. 쓰고 싶은 것을 쓰는 것도 용기라며.

Thanks. Stay with me. I need you all the time.


아들 이름을 용기라고 지을껄 그랬나.

일어나 용기야. 밥 먹어 용기야. 장하다 용기야. 이리와 용기야. 도와줘 용기야. 고마워 용기야. 용기야 놀자.

나쁘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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