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도둑맞은 이야기

Os Court

by J Lee

할로윈을 좋아하는 아들 눈에, 놀란 해골들이 도망가는 모습의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일반 책 사이즈보다 크고 두툼한 데다, 강렬한 빨강이 호기심을 유발하기 딱 좋았다. 게다가 해골이 페이지마다 넘쳐나서, 골라 온 여러 권 중 이 책만 거의 끝까지 갔다.


프랑스 작가 장 뤼크 프로망탈의 글과, 조엘 졸리베의 그림이 만나 유쾌한 순간들을 선물한다. 영어판으로 검색이 되지 않고, <Os Court> 로만 나온다. 한글책 제목은 <뼈를 도둑맞았어요!>.


강아지가 뜯어먹던 뼈도 아니고, 해골들이 뼈를 도둑맞는다는 발상부터가 이미 너무 재미있어서 빠져드는 책이다. 아들이 태어나던 해에 출간되었으니, 이 책은 아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겠다.


세탁소 해골 아가씨는 '달이 빛나는 밤' 으스스한 모자까지 뒤집어쓰고 빨래를 널고 있다. 사건은, 어둠을 틈타 벌어졌다. 놀란 해골 아가씨는 하얀 침대보를 널다 말고 뒤집어쓴 채 거리로 내달렸다. 그 모습을 본 도심 속 해골들은 유령이 나타났다며 공포에 떨었다.


주민들이 삐거나 뼈가 부러졌을 때 치료해 주는 접골사 해골. 아들은, 엄마가 왜 웃는지 딱히 이해 가는 얼굴은 아니다. 그냥, 저 나름대로 해골들을 감상하며 페이지를 넘긴다.


프랑스 작가는, 사건의 해결을 이웃나라 영국의 명탐정 셜록에게 맡겼다. 셜록은 이 해골 저 해골, 도둑맞은 뼈의 개수가 총 211개라는 것에 빙고를 외친다. 완전한 해골 하나를 이루기 위해선 212개의 뼈가 필요하다는 사실.


과연 누가, 왜! 남의 팔 뼈와 종아리뼈를 도둑질해 갔을까.


아직 뼈도둑 이야기를 만나보지 못한 분들께 추천해 본다.




뼈 도둑과 한 줄 영어의 상관관계를 쓰려고 하다가, 자제하기로 했다. 여기저기서 훔쳐 온 뼈로 하나의 완성된 해골이 되는 것과, 이 책 저 책에서 즐거움을 찾은 한 문장들이 쌓여가는 것. 그렇게 아이의 영어가 성장해 가는 모습으로 맞춰보니 얼추 말이 될 것 같았다. 알파벳 퍼즐 만들 때, 길거리 간판 알파벳 폰트만 보이더니... 이젠 한 줄로 지병이 도졌나 보다. 토요일은 밤이 좋다는데, 오늘은 한 줄에 잠깐 쉼표 찍고 달리기로 했다.




도서관, 네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가 점잖게 앉아 뽀로로에 대해 엄마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앞 쪽은 잘 듣지 못했으나, 000 은 이래서 좋다고 했다. 옆에서 듣는 엄마도 흐뭇한데, 책 읽어 주는 엄마 마음은 어떨까. 다섯 살이 되어가는 아들은, 이미 유아실에서 나가 바깥쪽에서 안으로 보이는 유리를 통해 개구진 얼굴을 만들기에 바쁜데 말이다. 왜 내가 여기 앉아 책을 보고, 너는 거기서 놀고 있는 게냐. 뼈를 도둑맞았다잖아. 이런 책은 끝까지 가봐야지. 하다가…


통유리 넘어 흔들리는 너

피아노 레슨 하루 만에 음표를 그려내는 네가 생각났다. 너만의 포텐을 응원한다. 뼈다귀가 뭐라고.

오늘은 한 템포 쉬어 가자.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