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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Lee Jun 05. 2023

구름 얘기 나온 김에

한 두권 더 소개하기

운명이었다.

아들이 집어든 책.

그래서 쓸 수밖에 없었다.




도서관 내부에 있는 널찍한 나무 미끄럼틀에서,

신체 일부의 각도를 이리저리 바꿔가며, 온몸으로 수십 번 오르내리더니...

너무 힘들다며,

이제 가자고 했다.

놀이터에 온 것인지, 도서관에 온 것인지...

최소한의 구분선으로,

책 한 권만 골라 보자 했다.

휘리릭 집어든 책은

원제 <Sector 7> by David Wiesnes. <구름공항>으로 의역된 한글판이었다.

구름 얘기 쓰고 나서, 이렇게 또 구름 책을 고르다니.

이쯤 되면, 구름신을 믿어야 하는가.


<The Snowman> by Raymond Briggs 나 <Jouney> by Aaron Becker처럼 'wordless', 글 없이 그림으로만 서사가 흘러간다. 그럼에도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했을 만큼 풍성한 이야기와 멋진 그림이 담겨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67_T_8fIhfg




구름 얘기 나온 김에,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구름 이야기 한 권 더 소개해본다.


<OSCAR AND HOO> by Theo, illustrated by

Michael Dudok De Wit

 

오스카란 이름이 잘 어울리는 귀여운 캐릭터와 아기 구름 Hoo의 만남은, 정신없는 부모님이 아이를 사막에서 잃어버리면서 시작된다.


Little boy, why are you raining?


Oscar: Help, I'm lost! The desert is too big for a little boy like me!

Hoo: And the sky is too big for a little cloud like me!


일러스트레이션이 너무나 사랑스러운데, crying 대신 raining과 같은 단어의 선택도 마음에 든다. 대체적으로, 문장들이 길지만, 담백한 시를 읽는 느낌이다.


창 밖을 보며 공상하고 있는 아들에게 엄마는,


"Come on Oscar! Wake up! Get your head out of the clouds. We're late!"라고 한다.

말없이 엄마를 돌아보는 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예전에,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겐, 학습을 방해하는 '방해구름' 같은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걱정이나, 다른 생각들이 머리 위에 구름처럼 둥둥 떠있으니, 햇볕을 받을 수 없어 배움의 성장이 더딜 것이라는...


그러나, Hoo가 들으면, 빗방울을 마구 떨어뜨릴 것 같아, 방해구름 이론을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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