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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Lee Jun 30. 2023

한 줄, 행간의 의미

도화선도화선도화선도화선

일본어를 하겠다 해놓고 삼 개월 동안 한 문장을 한 이후, 다시 습관들이기를 시작한 지 이십여 일이 지났다.

잊고 지나가는 날이 이틀 이상 넘지 않기 위해 신경을 썼더니, 열다섯 개 문장 정도가 쌓여 있다.

그날그날, 브런치 글 주제와 관련해 한 문장을 생각하다 보니, 문장들 간의 연관성이나 주제의 일관성은 없다.


일본어 하루 한 줄. 아직 충분히 익숙지 않아 말이 나오지 않는 문장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모아놓고 나니. 나름 뿌듯하다. 아이가 병원에서 주사 바늘 그만 꽂으라며 했던 사건도 떠오르고, 아이시떼루와 다이스키다요, 사랑한다는 말의 차이가 어떻게 구분이 되나 블로그를 뒤적인 기억도 난다.




언젠가, 아는 동생이 물었다. 관심 없는 엄마들한테 굳이 엄마표 영어, 집에서 하는 영어 하라고 '전도' 하고 다니는 이유가 뭐냐고. 영어 가르치는 일을 하면 되고, 아이는 영국인 신랑 있으니 알아서 영어 할 텐데. 뭐 하러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쏟는지 궁금해했다.


성격 유형 검사를 어제 하고 난 지금은, 그때보다 쉽게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장황하고 무거운 사명감과 철학으로 동생을 지루하게 만드는 대신, 아주 간단하게... MBTI 유형으로. (스스로를) 아는 게 힘이긴 하다.


"이상주의 몽상가라서 그래."


학교 다니는 내내 영어가 싫었고, 영어와 관련 없는 삶을 살고 싶었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말로 하는 영어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아 놔... 이거 재밌잖아. 영어 자체가 재미있다기보다, 내가 영어를 통해 여러 나라 사람들과 소통을 하는 게 재미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는 영어를 필요 이상으로 힘들게 각인시킨 죄목으로, 온 국민에게 큰 빚을 진 게 아닐까 생각 했었다.)


오호라... 내가 던진 이 말을 당신이 알아듣는다는 말입니까. 신통하군요. 이 말은 또 어떻게 들리나요. 아니 아니, work 아니고 walk 라구요. 손가락 두 개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태주니 바로 이해한다. 그렇죠 그렇죠. 아, 내 walk 가 work로 들렸군요. 입모양을 조금 더 뾰족하게 하고 r 발음을 빼라고요. 땡큐입니다.


2008년, 어느 영어 사이트에서 한 엄마의 영어 고민을 위로하고 해결 방법을 제시해 드렸었다. 다음날 생각지도 못한 조회수에 깜짝 놀란 기억이 있다. 세월이 지나면 변할 줄 알았는데, 그때의 댓글이 2023년에도 여전히 유효한 것이 싫었다. 시스템 속에서, 아이 스스로 '나는 영어 못하는 아이'로 단정 내리게 하는 현실이 싫었다.


젊은 세대 어머니들은 2008년과 다른 생각으로 영어에 접근할 것 같았는데, 적어도 내가 만난 분들은, 2008년 영어고민을 하던 어머니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돈키호테처럼 뛰어들고 말았다. 성과도 없이 혼자 창을 들고 돌진하는 무모한 시간들. 그때, '쌤은, 영어를 잘하니까 내 맘 몰라요. 쌤은 신랑이 영국인이라 내가 하는 아이의 영어 걱정 진심으로 알긴 힘들어요.'처럼, 마치 애도 낳지 않은 사람이 아이 낳는 고통을 공감해 주는 것이 와닿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아들은 처음 보는 애니메이션을 일본어 더빙으로 잘도 보았다. 그러나, 일단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어 답답했다. 들어보려고 애써봐도, 낯익은 소리는 그다지 찾을 수 없었다. 일본어 배우는 척, 짧게 들리는 말은 따라도 해보았지만 큰 의미 없는 행위였다.


일본어 한 줄.

아직은 체계가 잡히지 않고, 기존의 방식처럼 책을 따라 공부하고 있는 것도 아니라 뜬구름 잡는 듯 보인다.

그래도, 삼 개월 동안 겨우 한 문장 했던 것에 비해 분명히 결과치가 높아져 있다.


일본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또 다른 언어를 익혀가는 여정 자체가 이제 새로운 의미가 되었다.


처음엔 들리지 않았어요.

빼먹고 넘어가는 날도 있었어요.

그런데, 하다 보니 길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한 단어, 한 줄의 실행은 도화선일 뿐이죠. 영어든, 일본어든.

언어가 살아서 아이들의 일상에서 펄떡거리려면...

한 단어, 한 줄의 아웃풋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있는 아웃풋은 인풋의 효과를 높인다는 것을.


일본어 한 줄.

새로운 언어를 배우면서, 잊지 않으려 잡고 있는 도화선입니다.


6월 한 줄 모음.

2023. 6.9 - 2023. 6.29

やめてください. Yamete 야메테구다사이. 그만하세요.

暑いですね (아츠이데스네) - 덥네요(It’s hot).

僕はとてもうれしい。 보쿠와 토테모 우레시이. 나는 매우 행복하다.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고맙습니다.

しつもんがあります。 시츠몬가 아리마스. 질문이 있어요.

家(うち・いえ) に帰(かえ) る. 이에니 카에루. 집에 가다.

知ることが力だ shiru kotoga chikarada : 아는 것이 힘이다.

虹 (にじ, 니지) rainbow 무지개

せきとうおうりょくせいらんし(세키・토우・오우・료쿠・세이・란・시)’. 붙여서 말하면 '세키토우오우료쿠세이란시, 빨주노초파남보

親切でない 신세츠데 나이 - 친절하지 않다.

(しんせつ 친절)

愛(あい) している 아이시떼루. 사랑해

大好きだよ。 다이스키다요. 정말 좋아한다.

今日は日曜日です 쿄오와 니치요비데스

こんじつ 오늘은

にちよう 니치요비 일요일

わたしはいましあわせだ 와타시와 이마 시아와세다. 나는 지금 행복하다.

あなたは良い友達です. Anata wa yoi tomodachidesu. 너는 좋은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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