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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Lee Jul 13. 2023

런던 다녀온 <엄마 마중>

너의 언어가 보여

런던의 한 초등학교.

때는 바야흐로, 책의 축제 주간이었다. 반마다, 흥미롭게 읽기 코너를 꾸미느라 분주했다. 아이들이 책을 들고 있는 사진을 찍어 열기구를 타고 날아가는 모습으로 방향을 정했다. 커다란 풍선 모양을 잘라내고, 망사 커튼을 내려뜨려 어딘가로 날아가는 느낌을 주었다.

1학년 다섯 반 중 일등을 먹었다.


다양한 문화가 뒤섞여 다채로움을 만들어내는 도시인만큼, 아이들에게 여러 나라 책을 소개하는 행사도 있었다. 이중언어로 이루어진 책들을 집에서 가져와 친구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한국 대표 선수로 이태준 작가님의 글과 김동성 작가님의 그림으로 완성된

<엄마 마중>을 뽑았다.


노란색 표지의 아가는, 런던 초등학교 6세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영어로 번역하지 않고 한글로 천천히 읽어 주었다. '엄마'라는 단어는 나라마다 비슷비슷한 음을 가지고 있어, 아이들은 아이가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영어 쓰던 사람이 갑자기 전혀 다른 언어로 책을 읽으니 신기했나 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아이들은 고요함을 유지했다. (눈뜨고 잠이 들었던 건 아니겠지)


아가야,

런던 아이들이 초롱초롱 너만 보고 있더라.

너처럼 고개를 빼고, 엄마 안 오나 같이 기다렸더랬지.


이번엔,

우리가 런던 친구들 마중 나갈까.

그때보다, 한국이 더 많이 알려졌거든.

월드컵도 했었고, 4강에도 올랐는데.

경기장 밖에선 아직도 우마차 끌고 다니는 줄 아는

십 대들도 있더라니까.

안 믿어지지.

BTS 가 정말 큰 일 해 준거야.

아무튼,

국제무대에서 선방하고 있는 그림책 작가님들이 점점 많아져서 기분이 좋다.

이제, 더 많은 한국 동화책들이 런던 초등학교를 방문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엄마마중> by 이태준, illustrated by 김동성

https://www.youtube.com/watch?v=XGn0gBx8jDI


Hello, I am waiting for my mom.

She said she will be back soon.

I was waiting and waiting.

It was very chilly, but I was still waiting.

Will she be back soon?

What do you think?


아이들이 혹시 외국 친구들과 공유하고 싶은 한글책이 있다면, 한 번 시도해 보실래요.


お母さんを待つ. (おかあさんまつ) 오카아산오 마츠 : 엄마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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