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 시점
오랜만에 가벼운 마음으로 소설을 읽었다. 사놓고도 한동안 잊고 있었던 책. 이미 70만이 읽었다는 불편한 편의점은 읽기 참 편하게 흥미진진했다.
여러 인물들 중, 경만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편의점 알바 행동에 대한 해석이 흥미로웠다. 편의점을 '참새방앗간'이라 부르는 그는, 한산한 편의점의 밤을 '장악' 한 사내에 대해 추리하기 시작했다.
무뚝뚝한 태도와 서비스업에 익숙하지 않은 모습, 거만한 듯 졸린 듯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술 마시는 경만을 경계하듯 살피는 것까지...... 영락없는 사장의 풍모였다. 경만의 하루를 지옥으로 세팅하는 회사의 대표와 별다를 바 없는, 편의점의 사장이다. 옳거니, 저 사내는 편의점이 장사가 안 되자 호빵맨 아저씨를 자른 것이다.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마음 둘 곳 없다고 생각하는 경만.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알바를 사장으로 둔갑시키자, 얼음 탄 옥수수수염차도 위스키로 변신이 되었다.
세상을 주관적으로 보고 그에 따른 해석을 할 수밖에 없는 좁은 시야의 단면이다. 남들은 생각도 안 하고 있는데, 혼자서 너무 많은 생각이 들어가면 세상을 바로 보기가 어렵다.
근거 없는 주관적 시점의 해석은 가끔 엉뚱한 결과를 초래한다. <불편한 편의점> 경만의 시선과 해석을 보면서, 사람들도 타인의 SNS를 비슷한 시선으로 해석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쳐갔다.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듯 보이니, 분통이 터진 이들이 점점 늘고, 애꿎은 사람들이 날벼락같은 일을 당한다.
주관적 시점의 해석도 필요하지만, 자신을 보다 객관적으로 보는 힘도 함께 키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