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 Lee Aug 16. 2023

핵심은 편안함

불편함은 필수

아이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언어학을 가르치는 조지은 교수가 전해주는, 엄마표영어의 핵심 첫 번째 사항이다. 엄마의 영어실력을 걱정하거나, 자신들의 서툰 영어가 아이에게 영향을 끼칠까 걱정하는 분들께, '엄마의 영어를 인풋으로 삼아서 아이가 자기의 영어를 만들어 가진 않는다.'라고 조언한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영어 배우는 것을 ‘놀이’나 ‘재미’로 느끼면서 영어 책에 호기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아이가 스스로 영어책을 읽는 과정에서 ‘단어폭발’이 일어나면 그다음부터 아이가 보여주는 창의성의 힘은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조지은 교수 경향신문 인터뷰 중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이야기가 한국에서 이렇게도 오래도록 정착이 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크라센교수님의 읽기 혁명에 나온 연구내용이 한국상황에서 똑같이 적용될 수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어려서 영어 노래를 곧잘 흥얼거리고 영어 책에 흥미를 보이던 아이들이 때가 되면 문법 학습에 매달리고 시험준비를 해야 하는 시스템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환경에서 영어가 학습이 아닌 습득으로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중언어 습득에 관심이 많은 일인으로, 인터뷰에서 나눈 언어의 습득 과정도 물론 흥미롭다.


1. 마음이 편해지고 동기 부여가 되면

2. 제스처가 '스멀스멀' 나오기 시작하고

3. 억양을 먼저 캐치하여

4. 원하는 말, 한글 단어를 중간중간 끼워 넣는다.

5. 어순의 변화는 그 이후에 온다.


영어 학습에 관심이 많은 일인으로, 영어를 외국어로 배워야 하는 환경에선 인풋의 임계량을 채우고, 패턴영어 문장을 주야장천 연습해서 조금씩 내 언어로 내재화해 갈 수 있다는 이중언어 학습 이론도 늘 염두에 두고 있다.


습득과 학습의 그 어디쯤...


억양을 캐치할 만큼, 차고 넘치는 듣기의 전제조건이 채워지기 어렵기에, 한국에선 학습으로 방향을 틀기 쉽다. 학습하는 과정에서, 자칫하면 아이들은 마음이 불편해지고 언어를 배워야 하는 동기를 잃기 쉽다. 이미 영어가 싫어진 아이들은 재미와 호기심으로 유도하기까지 많은 에너지가 고갈된다. 스스로 폭발해야 할 단어는 의미 없이 암기하고 맞거나 틀리거나 둘 중 하나의 세계로 던져진다.


옥스퍼드 대학교 언어학 교수님이 말하는 핵심, 아이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다. 그래서 홈메이드 영어가 시작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문제는, 아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 줄 엄마의 마음에 여유가 있는가이다. 옆집 아이가 영어 유치원을 다니고, 학원을 다니고, 원어민 과외를 받는 속에서 엄마의 마음이 편하게 기다려 줄 수 있는가이다. 그래서 결국, 홈메이드가 어려워지는 원점으로 돌아온다. 뫼비우스의 띠와 다름이 없다.


영어가 영어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아야 대처할 수 있는,

한국에서의 영어습득 + 학습 = 언어 내재화 성공이다.


아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려면, 양육자에게 분명한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다소 귀찮고 불편할 수 있지만, 손품과 발품을 들여 내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계속 찾아야 한다. 양육자는 '불편한 선택' (스테르담, 생산자의 법칙)을 통해 양치질을 하듯 규칙적인 인풋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쉬운 선택은 위탁교육이나 포기이고, 어려운 선택은 비용이 많이 드는 교육이나 유학쯤으로 보면 될까.)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영어가 언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공을 들여야 한다. 한국에선, 영어가 자동으로 습득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들인 노력에 비해 아이들이 영어를 잘하고 말까지 했으면...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 불편한 진실도 마주해야 한다.


'흔들림 없는 편안함'

침대에서만 찾을 순 없는 일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치열하고 영예롭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