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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Lee Aug 25. 2023

다섯 살이 말하는 어릴 적 기억

갈수록 사랑스러운 아이

"진짜? 그게 다 기억나는 거야?"


엄마 뱃속에 있는 게 너어...무 어두워서 빨리 나가고 싶었다는 아들이다. 두 손을 모아 요렇게 웅크리고 있었다고 한다. 태아 때 찍은 초음파 사진 보는 것을 좋아해, 그 캄캄함이나 동작을 말해 봄직한데, 그럴싸하다. 그런데 혹시, 정말 기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긴, 아직 그렇게 오래된 것도 아니니까.  


"이렇게 발로 찼었지."


장난이 격해지다 발까지 동원이 되었다. 엄마를 발로 차면 안 된다는 말에, 요 녀석이 상황을 모면해 보려는지 태아 시절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출산이 가까워지며, 태아의 움직임이 밖으로까지 보였던 비디오를 기억하는 걸까. 그럼. 그럼. 네가 태아 시절에 발로 차긴 했었지. BUT, 이제는 아니되옵니다. 공을 차는 건 모르겠으나, 발로 누군가를 차는 건 no no no.


"00 이 아기 때 이뻤지."


이제 다섯 살 아니 어느새 다섯 살 아이는 벌써 인생 회고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도 이뻤고, 지금은 더 예쁘지. 그리고 앞으로 더 멋질 거고. 성장앨범 속 아기 사진을 보면 무장해제 되는 표정에 비해 일상에서의 사랑표현이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했는지, 충전이 필요할 땐 앨범을 죄다 꺼내오곤 한다.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말.

팍팍하던 마음 한 구석 녹여주는 한마디.

무표정에 생기돌게 하는 힘

사랑해.


보고 있으면 흐뭇한 미소가 내내 머물다 가는 책.

<I Love You Through and Through> by Bernadette Rossetti Shustak,

illustrated by Caroline Jaymne Church 

한글 번역본 제목은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이다.


발가락, 손가락, 머리카락 하나까지도 귀여운 아이와 어렵지 않은 문장이 만나 더욱 사랑스러운 이야기.  

그동안 찍어만 놓았던 사진 골라 보면서, 이야기 나눠 보면 어떨까.


아이도 좋고

곁에 있는 누군가도 좋고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도 좋고...


I love

your hair and eyes,

I love

your giggles and cries.



혼자라도 좋다.

소중한 본인에게 사랑 충전을 해주자.


I love my

happy side,

sad side,

silly side,

mad side,

and more!


https://www.youtube.com/watch?v=cDOt_xcI2fg

곁에 누군가가 늘 돌보고 있었음을… 기억해줘서 고마워.


‘어릴 때의 나‘ 를 회상하는 다섯 살 아이.

웃고 있는 모습에 고맙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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