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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Lee Sep 05. 2023

33도가 왜 9월에 나와

Indian Summer

처서가 지나고 농작물에 이슬이 맺힌다는 백로가 코앞인데, 여전히 덥다. 9월 늦더위에 에어컨이 다시 돌아간다. 절기상 백로의 더위는 한여름 더위와 달리 습기가 빠져 훨씬 덜 덥다고 나무위키는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후덥지근하고 뜨거워 여름만큼이나 더웠던 날이다.


1935년 9월 7일, 서울의 밤은 왜 그리 더웠는지 모르겠으나, 88년 만에 그 더위가 다시 찾아왔다고 한다.


영국에선 가을에 여름처럼 온도가 올라가 더운 현상을 Indian Summer라고 부른다. 작년 10월 영국을 찾았을 때도, 10월 같지 않게 온화해서 카디건만 입고도 외출이 가능했다. 9월부터 비도 자주 오고 낮도 짧아져 우리의 9-10월보다 훨씬 차고 습하게 느껴졌던 예전과 너무 다른 경험이었다.


평년 9월의 온도보다 4-5도가 높다는 기사에, 내 아들의 아이가 살아갈 세상의 기온이 문득 걱정되었다. 이미 여기저기서 이상기후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40-50년 후면? 우리 모두 괜찮을까.


거대한 삽질로부터 흰수마자와 꼬마물떼새를 구해 내지는 못했습니다.


최재천 교수님의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는 2001년 1월에 첫 발간이 되어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다. 대운하 4대 강 사업을 막아 보려 했다가 계좌 추적, 세무 조사, 연구비 중단등의 고초를 겪었다는 얘기를 들으니, 씁쓸했다. 생명을 무시한 삽질, 무엇을 위한 개발인가.


추분은 되어야 가을 분위기가 난다고는 하지만, 숫자가 8에서 9로 바뀌면, 마음의 계절은 어느새 가을로 달려가고 있다. 그래서 바다 건너 영국에서 Indian Summer 라 불리는 이 더위가 더 덥고 이상스럽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왠지 9월 더위답지 않게 습하고 더운 날씨를 보내면서 지구의 안녕이 자꾸 떠오른다. 내 아들의 아이를 위한 세상을 위해, 어린 환경 운동가들의 목소리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야 할 듯싶다.


https://www.youtube.com/watch?v=KAJsdgTPJpU


이번 더위는 태풍 기러기의 영향이라고 하긴 하는데...왜 태풍이 계속 밀려오는가 이 말이지요. 절기상 백로가 다가오니...태풍 기러기가 아니라 이제 우리의 선선한 가을이 와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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