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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Lee Sep 06. 2023

코로나보다 아픈 바이러스

면역력이 답인가

전날까지도 잘 놀던 아이가 새벽부터 몸이 불덩이다. 40도가 넘어가면서, 아이는 끙끙 앓는 소리를 낸다. 몸에 열이 나니 살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배까지 아프다. 어제 갔던 소아과에선 인후염이라 했고, 오늘 간 소아과에선 코로나와 독감 검사 반응이 음성이니 아마도 아데노 바이러스일 거라 했다. (누군가는 아데노 바이러스로 진단을 받았다는데, 병명을 찾아가는 과정이 독특한 소아과인가 원래 이런 식인가 궁금하다.)


코로나가 극성일 때, 코로나 결과가 음성이면 천만다행이라며 안도했다. 그러나, 그때보다 심하게 앓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코로나와 독감이 음성이면 뭐 하나 더 독한 바이러스로 고생하고 있는데' 란 생각이 들었다. 마시는 수액을 받아왔지만, 아이가 거부하니 소용이 없다. 열이 올랐다 내려가면 온몸은 땀범벅이 되면서 오들오들 떨다가 약효가 떨어지면 다시 열이 오르기를 반복한다. 예전엔 장에 들어가서 장염으로 고생시키더니... 이 눔의 아데노바이러스.


뉴스를 보니, 코로나보다 아픈 바이러스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꽤 되는 듯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떨어진 면역력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한다. 멸균상태에서 생활하지 않는 이상,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병균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거리두기 등 강력한 방역 테두리에서 살던 아이들의 약해진 면역력이 아데노와 같은 바이러스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 것이다. (워낙이 센 놈이기도 하고.)


소아과에선 열이 오일동안도 지속될 수 있고, 아이가 탈수 현상을 보이면 큰 병원으로 가서 입원을 하라고 했다. 아프면서 크는 거지. 그래도 내일은 거짓말처럼 훌훌 털고 일어나 큰 병원 갈 일은 없기를 소망한다. 아버지는 외래방문했다가 입원을 하시고. 아버지 입원 동의서에 보호자로 이름을 올리는 나이가 되었는데, 아이 엄마의 자리도 보호자가 된 딸의 자리도 문득문득 낯설다.


GET WELL SOON EVERY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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