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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Lee Dec 26. 2022

동화책의 확장

Handa's Surprise

책 읽기를 하고 독후 활동을 '엄가다'(엄마가 하는 노가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놀이식으로 접근하면, 학습적 성취가 불문명해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미취학 아동, 혹은 초등 저학년들의 학습과 놀이의 경계는 꼭 구분되어야 하는 걸까.


런던의 초등학교는 정해진 교과서가 따로 없다. 교사들끼리 회의를 통해 정해진 (그림) 책을 바탕으로 통합수업을 한다.


예를 들어보자. Handa's Surprise 란 책이 있다.

Literacy는 말 그대로 책을 읽고 책 얘기를 나눈다. 스토리 전개를 쭈욱 다시 따라가 보는 스토리 맵을 만들어 보고, 이중적 의미의 Surprise에 관해서도 이야기 나눠본다.

수학시간이 되면, 그림그래프를 배워본다. 책에서 나온 과일을 놓고 반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조사한 뒤 그래프로 만드는 것이다.

음악시간에는 아프리카 드럼을 배운다. 아프리칸 드럼을 전문적으로 하는 팀을 초청해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볼 수도 있겠다.

지리 시간에는, Handa 책에 나온 삽화를 시작으로 런던의 집 형태와 다른 집을 이야기하고, 어느 지역에 있는 집일지 왜 흙집이 필요한지 기후와 함께 알아본다.

Food and Technology 시간에는, 과일 샐러드를 만들어 본다. 비타민에 대해 알아보고 균형 잡힌 식사와 영양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눠본다.

체육시간에는 동물들의 움직임을 따라 해 본다. 뛰어도 보고, 굴러도 보고, 날아도 본다.

미술 시간에는 과일 정물화를 그려 볼 수도 있고, 과일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미술 시간에 만든 과일을 바구니에 담아 연극을 하며 다시 Literacy로 돌아갈 수도 있다.


얼핏 들으면, 가정에서는 할 수 없을 거 같은 엄가다를 초월한 활동처럼 보일 수도 있다.

과연 그럴까.


아이에게 물어보자.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 무엇인지. 아빠한테도 물어보라고 해보자. 할머니는, 이모는, 동생은? (일일이 다 물어보지 않아도 된다. 상상하면 된다. 뭘 좋아할 거 같은지) 아이와 계속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 힘을 빼고. 의미를 빼고. 아이가 스스로 재미있어하도록. 추임새를 넣고 장단을 맞춰준다.


아프리칸 드럼은 리듬이 흥겹다. 그냥 아무거나 두드려 보자. 볼펜이라도 집어 들고 아무 데라도 리듬에 맞춰 두드려 보자.


인형들과 하는 역할 놀이도, 옆구리만 잘 찔러주면 아이가 알아서 한다.


확장을 하다 보면, 아이가 유난히 더 관심 있어하는 부분이 있다. 관심 없는 것을 확장해야 한다고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아이를 따라가면 된다. 엄마가 프린트 물을 인쇄해서 코팅하고 오려가며 힘들게 해야만 뿌듯한 독후활동이 아니다. 지속가능한 활동을 하려면, 먼저 엄마가 편해야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XyIV_xYi0as


 https://brunch.co.kr/@6ff42b0988794dc/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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