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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Lee Nov 20. 2022

영어, 아직 안 하는 엄마

누가 언제 어떻게 평가한 당신의 영어인가요?

"언니, 난 영어를 못해서 아이 영어를 해주고 싶어도 못해."라고 아는 동생이 말했다. 

혹시, 의사소통을 위한 영어에 얼마나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는지 물었다. 동생은 그런 적 없다고 했다. 학교에서 배운 영어가 다였고, 학교에서 영어를 못했으니, 본인은 여전히 영알못이라는 거다. 


시험을 위한 영어로만 학습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학창 시절 영어점수와 자신을 동일시하곤 한다. 언어로서의 영어가 아닌, 학과목 시험 점수를 위해 우리는 영어 문법을 배웠을 뿐이다. 그리고 그렇게 받은 시험 점수에 자신의 영어 한계점을 찍어 놓고 살아간다. 


동생에게 말해줬다. 넌 영어를 못하는 게 아니라, 아직 안 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금부터, 아이들과 언어를 위한 영어를 하면 되는 거다. 학창 시절의 영어 점수를 소환할 이유가 없다. 


'Good morning'은 많은 사람이 알고 쓸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이른 아침, 아이에게 이 말을 쓰는 엄마가 얼마나 될까. 몰라서 쓸 수 없는 말이 아니다. 문화적으로 내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지 않은 것이지, 영어를 못해서 아이에게 영어로 간단한 아침 인사를 못하는 것이 아니다. 


세 아이의 엄마는 정말 바쁠 것이다. 그래서 물어봤다. 정말 5분 내기가 불가능한 것이냐고. 너무도 정신없다던 동생이 말했다. 사실은 30분도 내려고 하면 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 막내의 영어를 집에서 조금씩 해주자고 동생을 꼬셨다. 학원이나 과외는 그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는 것이고, 엄마가 해주는 영어는 그 나름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기에, 48개월 막내에겐 엄마 영어를 선물해 줄 수 있기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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