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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Lee Jan 26. 2023

'평가'가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더 나은 가르침'이라 답하리오다.

평가. Assessment.

라틴어의 어원으로 assessment는 ‘to sit beside’.

가르침을 전수하는 사람이 곁에 앉아, 배우는 사람을 파악하여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키워 더 잘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일본의 '문법-번역식 교수법(grammar-translation method)'과 시험이 도입되기 전, 한국말을 모르는 외국인과 영어를 전혀 모르는 한국인들이 손발짓을 통해 소통하면서 서로의 언어를 익히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은 처음 그렇게 영어가 이 땅에 들어왔다고.

<이재연 교수 칼럼 참고>  

그땐, 상대가 내 말을 알아들었는지의 잣대로 '평가'가 적용되지 않았을까. 대체 이 사람이 내 말을 알아 들었나. 못 알아 들었으면, 다시 설명하고 다르게 접근하고. 잊었으면 반복하고.

그래서 평가는, 상대가 얼마나 아는지 측정하는 도구 이전에... 내가 어떻게 해야 이 사람이 배울 수 있는지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현실세계에서, 테스트나 시험 혹은 업무 성취 측정 용도로 정착된 평가의 의미가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평가가 원래 의미로 돌아간다면 혼란스러워할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 당신이 있어주었으면 한다.

누군가는 '평가'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평가해 주길 바란다.

 

우리나라의 영어교육은 1883년 구한말에 역관(통역관을 맡아보는 관리) 양성을 시작으로 시작되었으니, 어느새 그 역사가 140년이 되었다. 미래를 위해, 이제 진정한 평가를 도입해 보면 어떨까 꿈꿔 본다.


하버드보다 들어가기 어렵고, 졸업도 하기 전에 취직은 겁나 잘 되는 교육 기관이 있다. 바로 미네르바 스쿨.

미네르바 스쿨의 학장 스티븐 코슬린은 전직 하버드대 사회과학대 학장이었다.

‘강의’는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아주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하지만 배우는 사람 입장에서는 최악이에요. 미네르바에는 강의가 없어요 이런 교육과정에서 교수의 역할은 협력자(facilitator)예요. 학생들이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문제의 다양한 관점을 인지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라고 학장님은 말하고 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교수들은 녹화한 수업을 돌려보며, 학생의 참여도, 다른  학생들과 수업하는 태도, 수업 과제, 프로젝트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한다. 학생들을 평가하는 기준을 ‘순위’가 아닌 ‘학생 자체’에 두고 할 때 이루어질 수 있는 교육이다.


미네르바 스쿨이 아니더라도, 이미 한국의 일부 대학에서도 외국 유명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리포트를 제출하는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문법과 읽기에 중점을 두었던 수능을 무사히 통과해서 입학했다고 끝이 아니다. 듣기와 쓰기가 그리고, 토론 중심이 된 수업이 기다리고 있다. 준비가 되지 않은 학생들에겐 너무 힘든 수업시간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입시라는 현실 앞에 무너진 소통의 영어를 어떻게 바로 세울 수 있을까.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영어로 조리 있게 인터뷰할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키워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죽은 영어를 살려내는 것은 가정에서, 개개인의 깨어있는 인식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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