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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이세라 Jan 01. 2024

엄마 정체성 15년... 그 후...

< 6 >

'육아'는 더 이상 내가 생각하고 두려워했던 '일'이 아니었다. 놀랍고 새로운 '경험'이었고 오직 '사랑'일뿐이었다. 
'돌봄'의 욕구는 본능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것 같다. 인형 놀이를 즐기듯이... 인형이 아니라 진짜 살아 있는 아기를 키우는 일은 어릴 적의 인형 놀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놀이가 아닐 수 없었다.
좋아했던 악기 연주보다도, 일 보다도, 여행보다도, 책보다도,  좋아했던 어떤 취미보다도... 아이 키우는 일이 재미있었다. 그토록 귀여운 존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인데, 그보다 즐겁고 몰입할 수 있는 일이 또 있었을까...
보고만 있어도 신기해 죽겠는데, 사랑스러운데...
아이와 함께 있으면 그토록 충만한 존재가 되는 것을 느끼는데... 다른 어떤 것에도 미련을 가질 이유가 없었다.
내가 했던 그 어떤 일보다도, 육아는 '재미있고 온 존재를 다 바쳐 몰입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움직이는 걸 싫어했던 나는, 아이로 인해 조금씩 움직일 수밖에 없었고, 이전에 회피하기만 해 왔던 '삶' 속에 한 발짝 깊이 다가가 조금 더 살아 있는 사람처럼 살게 되었던 것 같다. 
관념 속에서만 살다가 실재의 세계 속에, 실재의 삶 속에 제대로 진입한 것 같은... 그리하여... 성장을 멈추었던 나는 아이를 키우며 다시 성장하게 된 것 같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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