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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이세라 Mar 10. 2024

꽃 한 송이 (나태주 시 이어 쓰기)

꽃들아 안녕

                                      나태주


꽃들에게 인사할 때

꽃들아 안녕!


전체 꽃들에게

한꺼번에 인사를 

해서는 안 된다.


꽃송이 하나하나에게 

눈을 맞추며

꽃들아 안녕! 안녕!


그렇게 인사함이

백 번 옳다.      


*시 이어 쓰기


#1  꽃 한 송이


꽃 한 송이는 외로워서  

'꽃들'이 되고 싶지만 

꽃밭 속에 있으면 

전체의 부분으로만 

존재하는 것 같아  

그중에서도 돋보이는 

커다랗고 화려한

꽃 한 송이가 되고 싶거나

내 존재가 희미해지는 게 싫어

전체에서 떨어져 나와 

다시 꽃 한 송이로

혼자가 되고 싶기도...  


그 사람이 나를 꽃밭에서 

단 한 송이  꽃으로 바라봐준다면  

꽃밭 속에 있어도 

나는 유일한 꽃 한 송이가 되지만 

 

다른 모든 꽃들도 

하나하나 전부

눈 맞춰 준다면  

나는 다시 다른 꽃들과 똑같은 

꽃 한 송이가 될 뿐 

이 끝없는 아이러니... 


누가 뭐래도 

누가 어떻게 바라봐준다 하더라도

꽃밭 속에 있더라도  

내가 오직 나에게는 

유일한 꽃 한 송이임을 

잊지 않기를... 



#2  어린 왕자의 장미꽃


장미꽃밭에서

어린 왕자는

슬퍼졌지만


내가 물을 준

장미꽃은

아무리 똑같이 생겼어도

똑같은 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지


꽃들 속에 있어도

내 장미꽃을 알아볼 수 있기를


화려한 꽃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으로

눈을 현혹해도


지키고 싶었던

나만의 유일한 꽃을

만나기 위해

나의 별로 돌아갈 수 있기를


#3  내 꽃만 지키려는 건

 

나에게 유일한 

그 꽃만을

지키려고 하는 것도

집착일까

 

세상에는

예쁜 꽃들도

이렇게나 많은데

 

내가 물을 준 장미꽃 한 송이만을

지키려고 하는 것도

 

소유이고

집착일까


#4  나비가 되어

 

꽃만 보지 말고

하늘도 보고

 

꽃 향기 속에서

하늘하늘 날아다니는

 

나비가 되어

꽃들에게 희망을


#5  꽃은 그만 보고

 

꽃은 그만 바라보고

나비처럼 춤추기를

 

보는 것은

지배하고자 하는 폭력


눈을 감아야 해

 

너와 내가 

만나는 것은

보는 게 아니라

함께 손잡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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