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 35
피터 드러커 (1909 ~ 2005)
피터 드러커와 슈퍼 컴퓨터가 지적 대결을 한다면, 어떻게 결론이 날까? 그는 경영에 대한 통찰력 있는 문장으로 의견을 밝힐 것이고, AI는 사유 없이 쭉 늘어놓을 것이다. 지적 노동자인 드러커가, AI보다 우월함을 입증할 것이다.
피터 드러커는 오스트리아 출신이며, 자신을 ‘사회 생태학자’라고 했다. 30권이 넘는 경영서적을 저술했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그의 말은 널리 인용되고 있다. 오페라를 좋아했으며, 박사학위 논문이 나치에 의해 불타 없어지자 그는 영국으로 건너갔다.
영국에서 기자생활을 잠시 하다가, 미국에서는 철학과 정치학 교수와 기업들에게 경영 컨설팅을 했다. 부모님의 영향력에 따라 법학을 전공하고 기자생활을 했지만,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던 기업경영 컨설팅 쪽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모든 조직의 매니지먼트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자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컨설팅 경험을 토대로 그는 조직, 일에 대한 수준 높은 통찰력을 가지게 되었다.
‘지적 노동자’라는 개념을 처음 만든 사람이기도 하다. 1960년대만 하더라도 그는 “노동력을 절감해 주는 기계가 증가하고 있지만, 생각을 줄여주거나 업무를 줄여주는 기계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최근 AI의 등장으로 지적 노동자가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단순 분야의 일들이 도전받고 있다. 나는 앞으로도 지적 노동자들이 AI와 공존하며, 자신들의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는 영역은 여전히 많다고 생각한다.
나는 신입사원 시절에 새로운 업무를 맡거나, 기존 업무를 개선해야 할 때 사내 도서관을 자주 찾았다. 그곳에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경영학 서적, 일본 5대 종합상사 유가증권 보고서를 보며 아이디어를 구했다. 숫자표를 만들 때에도 나는 차별화에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표현방법을 고민했다.
1980~90년만 해도, 회사에 자체 도서관을 갖춘 곳이 많지 않았다. 나는 정보가 중시되는 종합상사에 근무해, 회사는 오래전부터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었다. 사내 도서관에서 자료들을 보며 공부했던 기억을 떠올리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을 했다. 이 무렵 피터 드러커의 말들을 많이 접했던 것 같다.
요즘 직원들은 어디에서 업무 아이디어를 얻고, 일의 개선과 업무 기획력을 개선하고 있을까? 나의 신입사원 시절은 벌써 30년 훌쩍 지났기 때문에, 당연히 지금 정보의 양이나 질이 훨씬 좋을 것이다. 최근에는 생성형 AI에게 질문만 잘해도, 문제해결의 골자와 콘텐츠를 제공받는 시대가 되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기초적인 개념과 원리가 아직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잘 가공해 다른 것과 연결해 독창적인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여전히 지적 노동자들의 중요한 몫이라고 생각한다.
AI는 자기가 학습한 내용을 쭉 펼쳐 우리에게 보여줄 수는 있지만, 자기만의 독창적인 것은 없다. 피터 드러커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온라인, 빅데이터, AI 도래를 지켜보았다. 조직에서 일하는 경영자들은 아직 피터 드러커의 글과 말을 귀하게 생각한다. 무수한 복제본들이 하나의 오리지널을 결코 이길 수는 없다.
피터 드러커의 생각과 글들은 내가 경험했던 사내 도서관과 함께, 아직 내 머릿속에서 큰 울림을 준다. 피터 드러커라는 천재 사회 생태학자에게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