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인 10
이문세 (1959 ~ )
젊은 오빠 이문세는 갑상선 암에 걸렸다. 그의 노래들은 신입사원 시절의 내 애창곡이었다. 내 사무실은 광화문까지 걸어서 3분 거리였다. 점심시간 때 덕수궁에서 꽃가루 맞으며, 김밥 먹던 그 시절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이문세는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주옥같은 명곡들을 발표했다. 그는 우리나라 발라드의 선구자다. 현재도 콘서트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 얼굴 외모가 보통 사람에 비해 길어서 당시 가수 유열, 이수만과 함께 馬三 트리오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그의 팬클럽 이름은 천리안, 하이텔 시절부터 마구간이라고 한다.
그가 방송계에 데뷔했던 것은 라디오 DJ, TV의 MC였다. 노래 못지않게 그의 말솜씨, 유머 감각이 좋았기 때문이다. 1985~96년까지 MBC FM ‘밤을 잊은 그대에게’ 별 밤지기로 12년간 진행했으며, 밤의 문교부 장관이라고 불렸다. 내가 대학교 83학번이다 보니, 중고생이 좋아했던 이 프로그램의 대상자는 아니었다.
그는 대학 강변가요제에서 MC를 오랫동안 진행했다. MBC 대학가요제의 이수만과 함께 두 사람은, 가수와 MC 등 다재다능한 아티스트로 전성기를 같이 누렸다.
그는 작곡가 이영훈과 협업해 히트 곡들을 많이 발표했다. 이영훈은 오직, 이문세만을 생각하며 작곡했다고 한다. 이문세의 보컬은 당시 최상위권이었고, 무대에서의 표현력과 퍼포먼스도 뛰어났다.
2019년 그가 환갑을 맞았는데, 나는 아내와 함께 그의 공연티켓을 얻게 되어 콘서트장에 갔다. 그의 음악은 귀로만 듣는 게 아니라, 공연 내내 관객과 같이 호흡했다. 당시 관객들도 내 또래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좌석이 들썩일 정도로 모두 몸을 흔들며 떼 창을 했다.
그는 멋쟁이 아저씨로 불릴 정도로, 아직 젊은 외모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호랑나비의 김흥국과 동갑이고, 트로트 가수 설운도가 그보다 한 살 나이가 많다고 하니 잘 믿어지지 않는다. 내가 1990년 회사에 들어갔는데, 그의 음악활동 시기와 비슷하다.
내가 신입사원 시절에는 선배들과 회식을 하면, 가끔 가라오케를 갔다. 나의 애창곡은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 가로수 그늘아래 서면, 난 아직 모르잖아요 같은 노래였다. 그의 음악은 노랫말과 멜로디가 온통 감성투성이다.
나는 이문세 노래만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트윈 폴리오, 양희은, 전영록, 해바라기, 정태춘/박은옥 등의 노래를 두루 좋아했다.
지금도 1년에 몇 번 정도 콘서트장에서 그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콘서트장을 찾아다닐 열정은 없지만, 내 마음 한 곳에는 항상 그를 추억한다. 2018년 우연히 여의도 모 피트니스 클럽에서 그와 마주쳤다. 그는 나를 알지 못했지만, 나는 그의 긴 얼굴을 바로 알아봤다.
그는 갑상선암으로 고생했고, 그의 영원한 콤비 작곡가 이영훈은 2008년 위암으로 세상을 등졌다. 그들이 만든 명곡들은, 아직 내 귓가에 남아있다. 시간 될 때 한번 광화문을 걸어봐야겠다. 그때 광화문 연가를 이어폰으로 들으면, 운치가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