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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숄더 Sep 23. 2024

피할 수도 떨쳐낼 수도 없는 생각, 생각

내 머릿속엔 도대체 뭐가 들었지? 

나는 하고 싶은 게 많다. 읽고 싶은 책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고, 새로운 운동과 직업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이 나를 지치게 할 때가 많았다.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여겼다. 그 다름은 특별함이 아니라 이상함이었다. 내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믿었다. 생각들이 나를 괴롭히고, 가끔은 머릿속의 스위치를 꺼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곤 했다. 나의 뇌가 1초라도 가만히 있어주길 원했다. 그래서 나는 성인 ADHD 검사를 받으러 가기도 했었다. 선생님은 웃으며 검사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고 이 대답을 듣고 나의 반응은 반반이었다. 좋아해야 할지 싫어해야 할지도 고민이었다. 차라리 진단을 받고 약이라도 먹으면 나아지겠지라고 기대했었기 때문이다

저는 이 또한 유년이 문제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죠.


오늘은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라는 책을 가지고 왔습니다.

서점에서 제목을 보자마자 저에게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바로 구입해 읽기 시작했습니다. 정신병이라고 생각했던 저의 생각을 바꿔준 책이기도 합니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요.

-성격이 까다롭고 쓸데없는 일로 끙끙 앓는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머릿속이 늘 복잡해요. 가끔은 생각을 멈추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러한 고민을 가지고 살아가는 분들에게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저자는 이들을 가리켜 "정신적 과잉 활동인(PESM)"이라고 칭합니다.


-감각적으로 지나치게 자극을 받는 탓에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감각 과민증 환자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생각들이 터져 나오기 때문에 취사선택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

-너무 빨리 앞서 가는 생각을 따라잡느라 따발총처럼 말을 퍼붓거나 아예 생각의 흐름과 말의 흐름이 어긋나 버려 말을 심하게 더듬는 사람들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거나 매우 선택적으로 호기심을 쏟는 사람들

-지나치게 활동적인 사람들, 즉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해야만 하거나 편집증이 있는 사람들 또는 자폐증이 있거나 반대로 타인의 정서를 고스란히 빨아들이듯 감정이입하는 사람들

-아스퍼거 증후군 사람들


이것은 그들이 가진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일단 정신적 과잉활동인은 오감을 민감하게 타고납니다. 그리고 감각 더듬이가 바짝 곤두서 있죠. 이 때문에 힘들어하는 거예요. 또 대다수의 사람은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정보를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수작업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무엇에 집중하고 무엇을 뒷전으로 밀어낼 것인지 하나하나 결정한다는 말이에요. 이들은 대게 일상생활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한지 선택하기를 어려워합니다. 그래서 감각이 과민한 사람들은 허구한 날 밤낮도 없이 감각 정보의 홍수에 파묻힌 채 피곤해하죠. 이들이 차라리 생각을 멈출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정신적 과잉 활동이 어떤 것인지 잘 모릅니다. 예를 들어 산책하는 동안에도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자동차 소음, 줄지어 지나가는 행인, 쇼윈도의 상품에 신경이 분산되죠. 이렇게 주의가 천 갈래만 갈래로 흐트러지기 때문에 정신을 한곳에 집중하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제가 운전을 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해요. 저의 이런 산만함을 알기 때문이죠. 


반대로 이야기하면 이들의 감각 과민은 모든 것을 시와 예술과 경이로움으로 이끄는

예민한 주의력이자 재주를 가지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감각이 과민하다는 것은 그만큼 더 넘치게 살아간다는 얘기이기도 하죠. 아름다운 이미지, 감미로운 소리, 황홀한 쾌감 같이 좋은 정보들로 감각을 가득 채우면서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언제라도 생을 만끽할 준비, 지저귀는 새소리와 석양에 감동할 준비가 되어있어요. 바로 이런 순간에 그들의 차이는 더 이로운 것이 됩니다. 


이러한 감각 과민증은 정신적 과잉 활동인이 우울증의 위기를 여러 차례 겪은 후에도 잠재적이지만 강력하게 삶의 기쁨을 간직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감각이 과민한 사람은 한 줄기 서광이 비치기만 하면 언제라도 되살아날 준비가 되어 있는 셈이죠. 


가을 냄새 가득 실은 바람은 솔솔 불어오고 반짝이는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냇가의 돌을 밞으며 출근하는 아침, 돌 주변을 비켜 흐르는 물길이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어쩜 저리 착하고 예쁘게 (흘러) 갈까? 봄이랑 다르게 날카롭게 내려쬐는 가을 햇볕은 물길을 비춰 여기저기 빛나고 있었다. 나는 평소보다 집에서 일찍 나왔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때마침 새로 산 하얀 운동화와 잘 어울리는 날이었다. 

위 글은 제가 사기를 당해 빚을 갚느라 힘든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출근하는 아침 느꼈던 감정입니다. 

이런 순간이 모여 지금의 저를 있게 해 준 것 같습니다.


정신병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나의 기질이었고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숨기고 싶어 했던 것은 나만의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특성을 잘 살려 살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한층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죠. 책은 이렇게 나를 위로하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관점을 전환시켜주기도 하죠. 


오늘은 제 이야기보다 책이야기가 더 많았는데요.

여러분에게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여러분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알게 해주고 싶었어요. 

힘들어하지만 말고 즐겨보면 어떨까 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풍요롭게 보낼 자질을 갖고 있어요.


여러분도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더 잘 이해하고, 그것을 인정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때로는 너무 많은 생각으로 지치고 혼란스러울 때도 있겠지만, 그 순간들을 잘 이겨내면서 나 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거예요.

책은 그런 힘을 주는 동반자입니다. 혼자서는 해결하지 못할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나를 위로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책을 통해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죠.

저와 같이 책을 통해 위로받고 싶다면, 이번 기회에 여러분도 자신을 위한 한 권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당신은 충분히 소중하고, 그 소중함을 알아차리는 것이 지금부터 시작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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