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고 싶었던 날이야
새엄마가 싫다고 말하지 못했던 어린 나/왜 우리를 돌보지 않느냐고 따지지 못했던 나/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던 나/눈치 없이 아무 말이나 하던 나/내 인생에서 뭐가 더 중요한지 생각하지 않은 나/나를 아끼지 않은 나/대책 없이 소비하고 꿈이라고 방황하던 나/뭐든 끝까지 하지 못하던 나/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나/표정 관리를 못하는 나/감정이 태도가 되는 나/부당한 순간에 목소리를 내지 못한 나/무례한 사람 앞에서 바로 얘기하지 못한 나/내가 화를 내야 할 대상은 타인이었는데 늘 나를 탓했던 나/밤새 나를 질책하던 나.
그럴 수도 있지. 괜찮아~별거 아니야!라고 나를 위로하고 달래줘야 하는 내가 누구보다 나를 공격하고 탓했다. 자기반성이라는 이름하에 나는 나를 깎아내리고 무시했다. 나는 내가 싫었다. 할 말도 못 하고 제대로 하는 것도 없고 실수만 하는 어른답지 못한 내가 싫었다.
내가 가장 싫었던 날은
사실 내가 가장 잘하고 싶었던 날입니다.
마음처럼 잘 안돼 내가 싫은 것입니다.
미워하지 마세요.
오늘 누구보다
가장 잘하고 싶었던 마음이 담긴
나의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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