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햇볕에 타죽지 마렴

by 알름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9월이지만 올해 여름은 너무 더웠다.

사람도 힘들었지만 베란다의 많은 식물들이 타죽었고(?) 그 중 엄마가 사준 바질 화분은 처참했다.

베란다에만 나가도 뜨거운 열기가 확 올라와서 7월~8월은 매일 아침 정성을 다해서 물을 주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식물키우기는 어느덧 내 마음과 정성을 쏟게 만든 일 중 하나가 되었다.

물을 너무 많이 주면 방울토마토 맛이 떨어진다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열로 인해 먼저 죽을까 걱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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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화분이 너무 작아서 화분에 4개의 방울토마토 줄기가 비좁아 보이는 순간이 왔다.

너무 잘자라줘서 고맙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또 한 줄기가 죽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기한건 햇빝을 많이 받은 쪽은 키가 쑤욱 컸고 성장하는 토마토 줄기 뒤에 난 새싹은 자라지를 못한다. .

화분을 돌려줘서 햇빝을 쬐게 해줘야하는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렇게 비좁아지면 분갈이를 해줘야 할 때가 왔다고 해서 분갈이를 해주기로 마음먹었지만 뿌리를 건드리면

안된다는 말에 또 조심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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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끝에 이 비좁은 화분에서 계속 두었다가는 제대로 자라지 못할것 같아서 분갈이를 해주기로 했다.

그런데 어느 화분에 분갈이를 해주지? 고민하다가 프렌치 라벤더가 죽어버려서 그 뿌리를 뽑고 그곳에다가 방울토마토를 심기로 했다. 4배나 커진 동그란 화분에 방울토마토를 심었는데 뿌리가 상할까 무서웠다.

그리고 아래 갈색으로 변한 잎들도 따주었다. 하지만 곁순을 따기가 아까워서(?) 따지 못했다.


분갈이하기전 이 화분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부모님 생각이 난다. 나도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나보다.

부모님도 나와 동생을 공평한 애정으로 키워주셨겠지만 그 속도에는 차이가 있었을것이고 실망스러운 순간과

결실이 보이지 않아서 속상했던 순간도 있으셨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저 방울토마토를 볼때 뒤에 있는 줄기가 성장이 더디다고 해서 줄기를 뿌리채 뽑아버리고 다시 뽑아버려야겠어! 라는 생각보다는 분갈이를 해서 앞쪽에 심어줘서 더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겠다 생각하는것처럼 부모님도 실망의 순간에도 희망을 놓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저 앞에 있는 줄기에서 가장먼저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힐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키가 작다고 해서 열매를 못맺는것도 아니고 죽는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 지루함을 참고 견뎌야지

4개의 가지에서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상상을 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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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침내 분갈이 완성! 기존 화분에서 4배나 큰 화분으로 이사를 했다.

아파트로 치면 24평에서 34평으로 입성하는 꿈같은 순간이다! 저 방울토마토도 좋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상황을 지켜보던 남편은 내가 너무 잎에다가 물을 열정적으로 준다는 것도 말해줬다.

흙에 물을 줘야 양분을 먹고 자라는데 잎들이 너무 더워보여서 나도 모르게 잎으로 물을 뿌려준것이다.

너무 더워보여서 아침에 시원하게 뿌려준것인데 아차 싶었다. 나는 이제 저 식물만 보아도 눈과 입이 달린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사람으로 따지면 24평에서 34평으로 이사간 것이나 다름 없으니 빨리 꽃이 펴서 열매가 맺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어본다.

뿌리가 튼튼해야 좋은 열매가 맺힌다! 이게 내 깨달음이다. 그리고 내면의 뿌리를 단단하게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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