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운전자 A씨는 운전 중 난관에 봉착했다. 좁은 골목에서 넓은 도로로 나가려던 순간, 앞차가 왼쪽 깜빡이를 켜고 진입하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진 A씨는 남자친구에게 어느 깜빡이를 켜야 하는지 물었고, 그는 "당연히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켜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운수업에 종사하는 아버지는 "왼쪽이 맞다"며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았다. 대체 누구의 말이 맞을까?
ㅡ
도로교통법에 따른 방향지시등 사용 규정
ㅡ
골목, 주유소 등에서 도로로 진입할 때에는 반드시 우측 방향지시등을 켜야 하는 것이 맞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차가 '진행하는 방향으로' 방향지시등을 켜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로교통법 시행령 '신호의 시기 및 방법'에 따르면 '좌회전, 횡단, 유턴 또는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진로를 왼쪽으로 바꾸려 할 때'는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야 하고, 반대일 경우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켜도록 정하고 있다.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는 운전자들의 이유를 들어보면 "내가 도로에 진입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 혹은 "진입 후 안쪽 차선으로 들어가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도로교통공단의 설명에 따르면 "방향지시등은 차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나의 이동방향을 '뒷차'에 알리는 것"이라며, "좌측 방향지시등을 켜는 행동은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ㅡ
회전교차로(로터리)에서는 왼쪽을 켜야
ㅡ
반면, 회전교차로 진입 시에는 '좌측' 방향지시등을 켜야 한다. 기준은 '점선'이다. 보통 왼쪽으로 차선 변경 시 '점선'이 있는 구간에서 좌측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과 같은 논리다. 정리하면 회전교차로 진입시 '좌측', 나갈 때는 '우측' 방향지시등을 켜면 된다.
헷갈리는 경우는 또 있다. 도로가 비스듬한 각도로 합류하는 곳에서 흔히 좌측 방향지시등을 켜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곳에는 보통 '점선'이 없으므로 우측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이 맞다. 결국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의 앞에 '점선'이 있을 경우 좌측을, 없을 경우에는 우측을 켜면 된다.
ㅡ
방향지시등, 안 켜도 될까?
ㅡ
운전자가 방향을 전환하거나 차선을 변경할 때에는 반드시 진행방향으로 방향지시등을 켜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거나 잘못 지킬 경우 과태료 3만원이 부과될 수 있다.
도로교통법 제38조에 따르면, 모든 차의 운전자는 좌회전, 우회전, 횡단, 유턴, 서행, 정지 또는 후진을 하거나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진로를 바꾸려고 하는 경우 손이나 방향지시기 또는 등화로 신호를 해야 한다.
한편, 차가 합류하는 교차로는 교통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장소다. 2023년 발생한 전체 교통사고 19만 8,296건 중 교차로에서 발생한 사고는 9만 5,769건으로, 전체의 약 48.3%를 차지했다. 이로 인해 864명이 사망하고, 137,299명이 부상을 입었다.
특히, 교차로에서의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 신호 위반, 교차로 운행방법 위반 등이 주요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러한 통계는 교차로에서의 방향지시등 사용 등 기본적인 교통법규 준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