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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Mrs. Blue 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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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oo Doh Oct 13. 2024

Mrs. Blue & 미세스 블루

 


일러스트

Eunjoo Doh


  

 작지도 크지도 않은 조그마한 마을에 “미세스  블루“라 불리는 중년의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도시를 벗어난 인적이 드문 시골에서 한 마리 개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그녀의 집은 숲 속을 한참을 지나야 만 나타나는 곳에 있는 아주 오래된 집이었다. 언뜻 봐서는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자연과 어우러진 숲 속에 묻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숲의 순수한 아름다움에 취해 넋을 잃다가 무심히 지나칠 수 있을 만큼 고요한 집이었다. 숲의 모든 나무들에게 다정한 친구처럼 묵묵히 항상 곁에 있어주는 든든한 존재처럼 보였다.


 그녀가 살고 있는 작은 시골 마을 사람들은 미세스 블루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어디에서 왔는지, 가족은 있는지 등등 그저 그녀의 이름과 작은 반려견인 맥스와 함께 산다는 것 말고는 그 어떤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미세스 블루는 반려견 맥스와 함께 하루하루 조용히 살아가고 있었다.



 


 그녀는 조그만 마을에  여러 상점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거리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살아갔다. “Mrs. Blue”라는 간판이 붙어있는 가게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올 만큼  짙은 코발트블루색의 커다란 문이 있었다. 가게는 쇼윈도를 통해서 안이 전혀 들여다 보이질 않았다. 쇼윈도 양쪽에는 작은 틈도 없이 형형색색의 상자들로만 꽉 차있기 때문이었다. 가게 문 양쪽에는 예쁜 꽃 화분과 키가 큰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문을 통해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언제나 화사하게 반겨주는 듯 보였다.  미세스 블루는 작은 식물들 조차 소중히 여겨 절대 시들게 하지 않았다.


거리를 지나다니는 행인들과 마을 사람들은 “Mrs. Blue” 가게에서 무엇을 파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다만 사람들이 소문으로만 알고 있는 것은 그 가게에서는 상자만 팔고 그 상자를 살 때 돈은 절대 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돈 대신에 집에서 키운 곡물이나 꽃으로만 살 수 있는 가게라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그 가게에 들어가 각자마다 상자들을 사서 문을 나섰다. 상자를 구입했던 손님들은 아무에게도 무엇을 파는지 절대 말하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에게 미세스 블루는 미세스 스마일로도 불렸는데 그녀는 어떤 경우에서도 항상 웃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Mrs. Blue” 가게 안에는 빛이 들어오는 작은 창문 하나 없었다. 그녀가 가게에 도착해 코발트블루색의 커다란 문을 열고 들어와 그녀가 두 눈을 두 번 깜빡이면 가게 안은 환해졌고 하루종일 그녀가 일을 하고 나서 가게 문을 닫을 때 또다시 두 눈을 두 번 깜빡이면 가게 안이 캄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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