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계단 VS 빛쟁이 계단

빛쟁이가 되기 위한 두번째 계단,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였다.

by 스로

진실의 방에서 나를 만난 다음날 삽을 들었다. 아무도 발견할 수 없는 곳을 찾아 땅을 팠다. 숨이 붙어 있는 그놈을 그냥 묻었다. 눈이 마주쳤지만 죄책감 따윈 들지 않았다. 생매장당하는 그놈은 빚쟁이로 사는 나다.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지만 쉽지 않다. 요즘도 정신을 잡고 꿈을 위한 행동을 하고 있으면 흙을 걷고 찾아와 "네가 될 것 같아?" 꼬시며 땅 속으로 데려가려 한다.


그에게 도망쳐 빛쟁이가 되기 위해 가장 먼저 꿈과 목표를 만들었다. 빛쟁이가 되기 위한 길을 떠나는데 목적지가 없으면 계속 빚쟁이로 살 것 같았다. 목적지가 확실하지만 아직도 가끔 길을 헤매고 있다. 꿈과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내가 그럴 능력이 있나? 샛길로 빠지는 나를 쉽게 막지 못한다. 그래도 다행히 목적지 즉, 꿈과 목표가 신념과 같이 명확하니 돌아가더라도 가던 길로 다시 오게 된다.


1년 전, 빛쟁이가 되기 위한 첫 번째 목표는 해외구매대행을 통해 월 오백 만원을 버는 것이었다. 해외 물품 온라인 구매 시 통관도 해야 되고 사이트 가입을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해외구매대행이란, 해외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복잡한 과정을 대신해주는 것이다. 나는 이런 복잡한 과정이 싫어 돈을 쓰는 편이다. 나 같은 사람이 많겠다 싶어 시작했고 2개월을 정말 열심히 했다. 회사가 끝나면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가 강의를 들었다. 사업자도 만들고 스마트스토어도 만들고 판매 직전까지 열심히 했다. 떼 돈을 벌거라 생각했지만 시작도 전에 포기했다. 문제는 매달 20만 원씩 프로그램을 써야 하는데서 왔다. 빚을 갚고 밥을 먹으면 통장 잔고는 20만 원이 겨우 남았다. 그 당시 숲을 보지 못한 나는 그 돈을 매달 투자하기 부담스러웠다. 사실 과정이 지루해 하기 싫었는데 핑계를 만들어 그만둔 것도 같다. 결국 "넌 안될 거야" 꼬시는 빚쟁이가 승리했다. 장대한 첫 번째 꿈은 빛쟁이와 함께 땅속으로 처박혔고 다시 빚쟁이와 동거를 시작하게 됐다. 회사가 끝나면 술을 마시고 게임을 했다. 경험도 없으면서 빨리 월 오백 만원을 벌고 1년 안에 빚을 갚자는 조급한 마음이 포기로 돌아왔다. 꿈 없이 목적만 쫒았다.

올해 2월 빛쟁이가 돌아왔다. 빚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표가 나를 다시 움직이게 했다. 6개월 전과 달리 책을 읽기 시작했다. 막연하게 부자가 되겠다고 생각하면 또 포기할 것 같았다. 나보다 안 좋은 상황을 이겨낸 부자들의 이야기를 머릿속에 박고 신념화했다. 그리고 꿈과 목표를 강화했다. 내 주변 사람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인생이 바뀐다 결론을 내렸다. 솔직히 책을 읽는다고 성공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음이 약해져 빚쟁이가 찾아올 때 책을 읽으면 '나도 할 수 있어' 마음을 잡게 된다. 책은 꿈과 목표를 지키게 만들어주고 정신을 잡아주는 힘이 있다.


새로운 꿈은 전보다 훨씬 말이 되지 않는다. 3년 뒤 30억 자산가가 될 것이다. 사람들에게 유용한 가치를 줄 것이다. 빚쟁이도 생각하는 대로 살 수 있다.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돈을 벌겠다. 사업을 할 거고 실패를 밟고 올라 성공을 마주하겠다. 만약 성공하면 나 같은 사람도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살겠다 다짐했다. 지금의 꿈과 목표는 신념이 돼서 빚쟁이가 찾아와 유혹해도 넘어가지 않는다. 말도 안 돼 보이는 꿈과 목표는 시간이 걸릴 뿐 꼭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 신념이 된 꿈과 목표를 가지고 있으니 살아갈 이유와 힘이 생겼다. 출근하기 싫던 회사는 꿈을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한 도구가 됐다. 월급으로 책을 사고 강의를 듣고 사업을 위한 행동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곳. 생존을 위함이 아닌 감사하고 필요한 곳으로 변했다.


강의를 듣고 책을 읽으며 조금씩 실행하다 보니 블로그에 글을 쓰게 됐다. 조금씩 글 쓰는 게 익숙해져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고 목표를 이뤄 이곳에 글을 쓴다. 홈페이지를 만드는 능력이 생겼다. 사업가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아직 이렇다 할 큰 성과는 없다. 그래도 반년 전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 방문자가 한 명도 없었지만 요즘은 매일 누군가 찾아온다. 초보인 내 글을 읽고 도움이 됐다며 댓글을 남기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것들이 쌓여 꿈에 가까워 질거라 확신한다. 꿈을 이루지 못해도 손해는 없다. 이런 실행이 경험과 기술로 남아 다른 일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20대에 했던 알바 경험이 회사 생활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요즘 꽂힌 말이 있는데 '마부작침'이라는 말이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말로 아무리 어려운 일도 끈기 있게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빛쟁이가 되기 위해 이 말을 절대적으로 믿으며 조급한 마음은 뒤로 하고 생각한 걸 하나씩 실행하고 있다.


꿈과 목표는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것 같다. 빚쟁이로 살던 나를 빛쟁이로 변화시켰다. 출근을 하는 이유가 변했다. 생존을 위해서가 아닌 꿈을 이루기 위한 연료로 생각하게 됐다. 내 이야기는 안타깝게도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꿈이 있어 성공한 사람이 될 수 있는 확률이 생겼다고 본다. 로또 당첨이 되려면 로또를 살 생각을 해야 하고 그 생각을 로또를 사는 행위로 옮겨야 담청 확률이 생기는 것처럼 말이다. 예전처럼 로또를 사지도 않고 당첨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꿈이 없을 땐 천장이 낮은 집에서 사는 것 같았다. 아무리 인생을 높은 곳으로 옮기고 싶어도 천장이 한정 지었다. 꿈이 있으니 천장이 뚫려 있는 집에 사는 것 같다. 마음만 먹으면 하늘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인 타임'처럼 인생의 마지막을 시계로 볼 수 있다면, 그리고 1달 뒤 인생이 끝난다면 어떨지 생각해본다. 스피노자의 말처럼 사과나무를 심진 않을 것 같다. 대신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해볼 것 같다. 우리는 언제 죽을지 모른다. 대충 100세 시대라 하면 나는 앞으로 65년은 살 수 있다. 65년을 1 달이라 생각하고 꿈과 목표라는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남은 인생을 살아보려 한다. 꼭 빚쟁이에서 벗어나 빛쟁이가 되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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