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엔지니어가 되다.

로봇 분야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다.

by 올라운더

로봇 회사로 계열사 이동을 하고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내가 속해 있었던 HD현대그룹은 정주영 회장님이 회장으로 계실 때부터 로봇 사업을 했던 굉장히 오래된 업력을 가지고 있었다. 국내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로봇을 처음부터 연구하고 설계해서 생산까지 해내는 기업이었다. 특히,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오래된 회사인 만큼 오랫동안 쌓여왔던 노하우들과 기술들이 있었고 이러한 기술들에 대해 공부해 나간다면 경쟁력 있는 커리어를 쌓아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처음 로봇 도면을 봤을 때 기분을 잊지 못한다. 수많은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는 복잡한 로봇 도면을 보고 있으면 지금까지 이런 로봇을 만들어 내는데 얼마나 큰 희생과 노력이 필요했을까라는 생각에 저절로 겸손해졌던 기억이 난다.


로보틱스 분야는 여러 요소기술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 가지 기술만 공부해서는 전문가가 될 수 없다. 그래서 기존 설계 업무 외에도 여러 가지 공부를 해나가야만 했다. 로봇의 개발 부문은 크게 기구물을 설계하는 기계설계와 로봇을 움직이게 하는 로직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로봇을 제어하는 제어개발 부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오랜 기간 해양플렌트를 설계하며 설계에 대해 기본적인 스킬과 지식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기구 설계 분야를 공부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로봇의 움직임과 모터, 감속기 등 여러 가지 구성품은 플렌트 설계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어 베이스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만 했다.


우선, 기본적인 설계에 대한 지식을 학습해 나갔다. 로봇의 구성품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그리고 동작을 할 때 어떤 메커니즘으로 움직이게 되는지에 대한 공부를 해나갔다. 로봇은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엄청난 수의 부품들로 이루어져 있고 구성품 하나하나가 연계되어 로봇의 움직임을 만들어 낸다. 기구 설계 엔지니어는 이런 수많은 부품들에 대한 이름과 사용처를 정확하게 알아야 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생산해 낸 로봇을 현장에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로봇이 설치되는 공간의 전체 레이아웃과 간섭여부에 대한 검토까지 해내야만 했다.


주어진 업무의 기본이 기구설계였지만 로보틱스 엔지니어로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와 제어 분야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업무 외에도 해당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해 나갔다. 모든 분야가 그렇듯 처음엔 잘 알지 못하는 분야라도 꾸준하게 공부하다 보면 흥미가 생기고 잘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갈수록 나는 로봇엔지니어가 되어 갔다. 연봉이 수직상승하지는 않았지만 로봇엔지니어로 경력을 쌓아간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꼈다. 결국 주요 고객사에 대한 대응 업무까지 맡게 되었고 회사 내 핵심인재로 선발되었다.


한국은 로봇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로봇 집적도 (직원 1명당 도입한 산업용 로봇의 수)가 높다. 그에 반해 로봇을 설계부터 생산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회사는 손에 꼽힐 만큼 적다. 그래서 로봇회사의 1명이 담당해야 할 업무의 양은 굉장히 많은 편이다.


덕분에 나는 처음에 했던 걱정과는 다르게 짧은 시간에 빠르게 해양플렌트 설계엔지니어에서 로봇엔지니어로 변화해 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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