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너무 싫다. 그런데 성장하게하는 건 맞는 듯

고통 속에서 현재의 소중함을 깨닫다

by 진심한스푼

가장 친한 동생이 부모님으로부터 3억 증여를 받는단다.

나는 부모님에게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친한 동생의 부모 복을 비교하면 안되는 거지만,

내 힘으로 가정을 세워왔기에 저런 지원이 얼마나 피부에 와 닿을지를 안다.

솔직히 부럽다. 아주 많이.

이런 서운한 마음을 애써 뒤로하고 하루하루 지내고 있었다.


엄마는 결국 취직을 하셨고, 나는 이 섬에 아이와 단 둘이 남은 한해를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아이가 갑자기 고열에 시달렸다.

잠시 들렸던 남편에게 옮았다.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학교에서 날 챙겨준 건 부모님이 아니라 동료들이었다.

내 학생들을 대신 봐주고, 내 아이를 걱정해주고

병원에 다녀올 시간을 마련해주고, 조퇴를 먼저 권해주고, 내 업무도 대신해주었다.


인생은 가족만으로 돌아가는게 아니구나, 싶어 감사했지만

신세지기 싫어하고, 생각이 많고 자존심이 센 나는.. 그저 슬펐다.


주말이 지나면 금방 괜찮아질 줄 알았던 아이는 오히려 더 길게 아팠다.

일요일 저녁에도 설사가 멎지 않아 등원은 불가능해졌다.


결국 출근 시간에 아이를 데리고 학교로 갔다.

교무실 앞에서 동료들의 놀란 얼굴

급한대로 교직원 한 분이 아이를 데려가 격리해주셨고, 아이는 다행이 나아서 등원 허가가 떨어졌다.

하지만 그 사이 내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였다.


아이와 같은 증상을 겪으면서도 버텨야했고

아픈 몸을 이끌고 집을 소독하고, 아이를 돌보고, 수업을 하고...

중간중간 눈물을 훔치며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 육아와 일을 이어갔다.


일주일이 지나고서야 나와 아이의 건강이 돌아왔다.

그저 아이와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아이를 재우고 난 뒤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그토록 큰 행복일 줄은 몰랐다.


에너지가 돌아오니 집안 정리도, 나를 위한 운동도, 육아도 더 즐겁게 할 수 있었다.

원래 이런 일상이 지루하고 버겁게만 느껴졌는데

고통을 겪고 나니 이 일상이 그렇게 감사하고 행복하게 다가온다는 게

너무 어이가 없었다.


나는 고통이 싫다.

힘들고 두렵고, 피하고 싶다.

그런데 고통이 나를 자라게 한다는 말이 틀린 것도 아닌 듯하다.


이번 일을 겪으며, 이 몸을 좀 더 소중히 가꾸고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건강할 때 나만의 작지만 소중한 시간을 더 많이 누리고 싶다.


그래, 3억 받는 동생은 이런 고통 없이 얻은 행복이기에

나처럼 별것 아닌 이 일상에 도파민 터지는 건 어려울지도 모른다.


일상의 소중함은 내가 피부로 더 느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동생의 삶도 부럽지만,

더 이상 부러움의 감정보다는

부족한 만큼 작은 것에도 감사와 행복을 더 느낄 수 있다는 깨달음에 가치를 두련다.


그리고 내 하루하루를 그 감사와 행복으로 채워가야지

그렇게 채워진 오늘이 언젠가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간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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